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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90% 에볼라, 콩고 의심 사망 210명…백신 없는 분디부교 바이러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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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6. 08:46

WHO 최고 경보…3개 주 11개 보건구역 의심 사례 900여건
우간다 의료진 2명 감염…미국인 환자 후송
분쟁·불신·치료센터 공격에 접촉자 추적률 20% 불과
아프리카 10개국 위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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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요원들이 2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니아(Bunia)의 한 병원에서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관을 픽업트럭에 싣고 있다./AFP·연합
콩고민주공화국(DRC) 동부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 사망자가 210명에 이르고 의심 사례가 900건을 넘어서면서 인접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발병은 승인된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가 없는 희귀 분디부교(Bundibugyo) 에볼라바이러스가 원인인 데다, 분쟁·의료 불신·국경 이동이 겹쳐 지역 안보 위협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이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하고 감시·실험실 검사·접촉자 추적·국경 검역·치료 준비 강화를 촉구했다.

◇ 콩고, 에볼라 감염 의심 사망 210명·의심 사례 900건 이상…접촉자 추적 하루 20% 그쳐

23일 기준 누적 에볼라 감염 의심 사망자는 210명이고, 900건 이상의 의심 사례가 콩고 동부 3개 주 11개 보건구역에 걸쳐 보고됐다고 블룸버그가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방역 당국이 하루 동안 추적에 성공한 접촉자 비율은 확인된 접촉자의 약 20%에 그쳤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발병 탐지가 늦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전염병을 뒤쫓는 상황"이라며 "이전의 모든 에볼라 발병을 막았고 이번에도 막을 것이지만, 얼마나 빨리 막을 수 있는지, 그전에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을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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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요원들이 2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DRC) 동부 이투리(Ituri)주 몽브왈루(Mongbwalu)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신화·연합
◇ 에볼라, 체액 접촉 전파·치명률 최대 90%…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 백신·항체 치료제 없어

에볼라 바이러스병은 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오르토에볼라바이러스(orthoebolavirus) 계열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확인된 6개 종 가운데 4개가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한다고 블룸버그가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침팬지·고릴라·박쥐 등 감염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 뒤 감염자의 체액에 대한 직접 접촉을 통해 사람 사이에 퍼지며 코로나19처럼 공기 중 일상 접촉으로 쉽게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다.

발열·피로·근육통으로 시작해 구토·설사, 경우에 따라 내부·외부 출혈을 일으키며 면역계와 다발 장기를 공격해 장기 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치명률은 최대 90%에 달한다.

생존자 일부는 만성 통증·안질환·신경 증상을 겪을 수 있으며 바이러스가 눈·중추신경계·고환 등에 장기간 남아 드물게 성 접촉 전파나 재발성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발병의 원인인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는 2007년 우간다 서부에서 처음 확인된 희귀 종으로, 이전 발병은 2007년 우간다와 2012년 콩고 동부 단 두 차례에 불과해 과학계의 데이터가 매우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에볼라 백신·항체 치료제는 2013~2016년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에서 1만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사상 최대 에볼라 사태 이후 자이르(Zaire) 에볼라바이러스를 겨냥해 개발됐기 때문에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승인된 백신이나 단클론 항체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의료진은 길리어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 투약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 역시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승인 치료제는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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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적십자 자원봉사자가 2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DRC) 부니아(Bunia)에서 시민들에게 에볼라 발병과 관련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AP·연합
◇ 분쟁·불신·치료센터 공격…콩고 동부 방역망 흔들

발병지인 이투리(Ituri)주는 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1700km(1100마일) 이상 떨어진 분쟁 지역으로 도로 여건이 열악하고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며 무장단체가 영토를 장악하고 있다.

발병 중심지 몽브왈루(Mongbwalu)는 수만 명의 광산 노동자들이 외딴 채굴 캠프와 인근 교역 거점을 오가는 금광 지역이어서 감염 경로 확인과 접촉자 추적이 더 어렵다. 이투리주 주도 부니아(Bunia)에서도 의심 감염이 확인됐으며, 부니아의 인구는 약 70만 명이다.

콩고는 1976년 에볼라가 처음 발견된 이후 10여 차례 발병을 경험한 국가로, 지난해 12월 종료된 직전 발병을 6주 안에 통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쟁·국경 이동·의료 불신이 동시에 맞물려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의 해외 원조와 공중보건 프로그램 삭감이 취약국의 질병 감시와 긴급 대응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주의 단체 액션에이드(ActionAid)는 이투리 주민 3명 중 1명꼴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실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불신 속에 몽브왈루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설치한 에볼라 의심·확진 환자용 치료 텐트가 방화로 소실됐고, 의심 환자들이 시설을 이탈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P는 또 24일 저녁 몽바왈루의 한 병원에서 당국의 시신 인도 거부에 반발한 주민들이 에볼라 환자 치료 병원에 난입해 의료진이 환자들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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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들이 2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니아(Bunia)의 부니아 대성당 앞에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현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손을 씻고 있다./AFP·연합
◇ 우간다 의료진 2명 감염·미국인 독일 후송…10개국 확산 위험권·국제 지원 동원

장 카세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역 이동성과 감시·진단 역량 공백을 이유로 아프리카 10개국을 확산 위험권으로 분류했다. 카세야 사무총장은 콩고·우간다 및 콩고·남수단 국경의 빈번한 왕래를 거론하며 "아침에는 한 나라에 있고 저녁에는 다른 나라에 있는 생활권"이라고 말했다.

우간다는 이날 새 감염자 2명이 모두 의료진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콩고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미국인 1명이 치료를 위해 독일로 후송됐고, 고위험 접촉자들도 독일·체코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칼레드 압델 가파르 이집트 보건부 장관은 화상 브리핑에서 "발병이 국경을 넘어 확산할 위협이 될 때 그것은 지역적 관심사가 된다"며 "회원국 전반의 대비 태세를 시험할 때 그것은 대륙적 책임이 된다"고 강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CDC에 500만달러(75억60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집트는 개인보호장비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의료 지원을 약속했다. 인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약 20t의 의료 물자가 이날 전달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니 야쿠부 액션에이드 콩고민주공화국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단지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신화·공포·깊이 뿌리박힌 불신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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