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MA·엑스터시 등 약 3920만원어치 압수
법조계·인권단체 "성소수자 낙인 우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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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세인 오마르 칸 말레이시아 경찰 마약수사국장은 "지난 24일 새벽 2시35분부터 5시 사이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고급 호텔에서 네 차례 단속을 벌여 남성 5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면서 "해당 호텔에서 마약 파티와 게이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단속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51명은 21세부터 52세 사이로 말레이시아인 23명과 외국인 28명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10만 3070링깃(약 3920만원) 상당의 마약도 압수했다. 현장에서 실시한 1차 소변 검사에서는 36명이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체포된 51명은 마약 거래·소지·투약 혐의로 3∼6일간 구금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호텔 객실에서 "파티를 열고 마약을 남용하며 부적절한 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으나, 동성 간 행위와 직접 관련된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의 "게이 파티"·"부적절한 행위" 표현에 대해 현지 법조계는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다. 말레이시아 형사 전문 변호사 고차이이는 SCMP에 "'게이 파티' 같은 표현은 마약 사건 수사와 무관할 뿐 아니라 정식 기소 전 피의자들에 대한 편견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의 비전문적 표현은 사법부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성애자들도 매일같이 마약 혐의로 기소되지만 그 사건들이 '스트레이트 파티'로 불리는 일은 없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는 성소수자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도입된 형법 조항에 따라 동성 간 성행위는 여전히 처벌 대상이며, 최대 징역 20년과 태형이 부과될 수 있다.
동성애 혐의로 수감된 적이 있는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과거 "성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도 "말레이시아는 결코 성소수자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수년간 성소수자 표현에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해 말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초우 키트 지역의 남성 전용 웰빙센터를 단속해 200명 넘는 남성을 "부적절한 행위" 혐의로 연행했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대부분 풀려났다.
2023년에는 스와치의 '프라이드 컬렉션' 시계가 압수되고 성소수자 관련 상품 판매가 금지됐다가, 법원 명령으로 시계가 반환되기도 했다. 같은 해 영국 밴드 '더 1975'의 보컬이 무대에서 남성 멤버와 키스하며 말레이시아 반(反)성소수자 법을 비판하자 당국이 '굿 바이브스' 음악 페스티벌을 취소하기도 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에서는 이번 단속이 마약 단속의 외양을 띤 도덕성 단속이라 비판하고 있다. '저스티스 포 시스터스' 공동창립자 틸라가 술라티레는 SCMP에 "이번 사건은 마약법 위반 단속 과정에서도 도덕성 단속의 논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