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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도수치료 개혁의 역설…과잉진료 막다 치료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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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6. 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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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4만3850원·연 15회 제한
물리치료사 빠진 의사결정 논란
환자 치료 선택권 좁아져
이세미1-4 (2)
아시아투데이 이세미 기자
정부가 결국 도수치료에 칼을 빼 들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도수치를 관리급여로 편입해 가격을 4만3850원으로 통일하고, 연간 이용 횟수도 원칙적으로 15회로 제한키로 했다. 실손보험과 결합한 과잉진료를 바로잡고 비급여 시장의 왜곡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병원마다 수배씩 차이 나는 가격과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 처방 논란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그동안 도수치료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으로 꼽히며 실손보험의 누수원인, '의료쇼핑'의 주범이라는 오명도 얻었던 터다. 정부입장에서는 건강보험 재정과 실손보험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과잉진료를 잡겠다며 너무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도수치료는 단순히 마사지가 아니다. 수술 후 재활, 관절 구축, 만성 통증, 근골격계 기능 회복 등에 활용되는 전문 치료 영역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환자의 질환과 회복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도수치료에 일률적으로 '연 15회'라는 숫자를 제시했다. 수술 후 재활 환자와 만성 통증 환자, 단순 근육통 환자가 모두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의학적 근거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도 문제다. 도수치료 가격과 기준을 논의한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는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다양한 직역이 참여했지만 정작 실제 도수치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물리치료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수치료사들에 대한 정부의식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다. 의료계는 4만원대 수가로는 현재 수준의 도수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도수치료 축소나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권고사직을 당하는 도수치료사들도 늘고 있다. 이 피해는 곧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쯤되면 도수치료를 급여화하는 것만이 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도수치료 규제로 체외충격파나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도 특정 비급여를 규제하면 또 다른 비급여가 급성장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와 과잉진료 해소를 강조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 곳은 공교롭게도 보험업계뿐이다. 과잉진료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손실은 줄고 환자의 치료 선택권은 좁아진다면, 이번 제도가 과연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의문이 남는다.

과잉진료는 분명 바로잡아야 하지만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정부가 정말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원한다면 어떤 환자에게 얼마만큼의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부터 들었어야 했다.

과잉진료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이 보험사의 손해율 개선으로만 귀결된다면 이번 개혁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진정한 개혁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적정하게 제공하면서도 과잉진료를 막는 균형점에서 완성될 것이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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