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리 등 별건 나와야"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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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은 지난 9일 출범 발표와 동시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합수본은 선관위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무공간 확보와 기록 이관에 시간이 걸려, 전체 인원이 서울중앙지검에 집결하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본부장을 맡았으며 검찰 12명, 경찰 15명 등 모두 27명 규모다. 김 3차장검사는 대검찰청 선거수사지원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 등을 지낸 선거 수사 전문가로, 이번 정부 출범 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첫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합수본 수사의 쟁점은 선관위 공무원들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여부다.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관련 지시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사 과정에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등 선관위 고위 인사의 소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고발인 조사를 마친 후 선거 업무 동원에 나선 지자체 소속 공무원과 미투표 시민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완료했다. 송파구·광진구 지역선관위 직원 5명에 대한 참고인 출석도 요구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선관위가 투표용지의 단순 수요 예측 실패를 주장할 경우 형사 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선관위 직원들의 무사안일주의가 부른 부실 사태인 만큼 수사가 징계 요구 수준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교수는 "단순히 본 투표 인쇄 물량을 적게 판단한 것을 직무유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내부 보고를 의도적으로 묵살했거나 압수수색을 통해 개인 비리, 서류 조작 등의 별건 혐의가 나와야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수사가 아닌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선관위가 감사를 받지 않으니 수사로 번진 것"이라며 "시작 전부터 결론이 나온 수사에 합수본까지 출범시키는 것은 인력 낭비다. 감사원법 개정을 통한 감시가 본질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선거 관련 직접 수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선거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경찰과의 공조 구조를 통해 얼마만큼 실효성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이 사실상 보완수사와 기소 판단만 맡으면서 법리 자문 역할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선거 관련 직접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현재 경찰과 법리적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완수사 등을 통한 공조 체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독립기관으로 외부 감사 등을 받지 않는 선관위를 즉각 해체하고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존재한다. 김소연 법률사무소 윌 변호사는 "그동안 선관위는 막강한 권력을 쥔 독립된 상설 기관으로 운영돼 왔으나 비상설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결국 폐지가 답이라는 점이 드러났으며, 감사원법 개정 역시 선관위에 탈출구를 열어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