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르포]“용접은 로봇이, 판단은 AI가”…HD현대서 본 ‘AI 조선소’의 미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14010004695

글자크기

닫기

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6. 14. 22:59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HD현대중공업, 선박 용접·조립 공정에 AI 협동로봇 투입
숙련공 노하우 학습한 협동로봇 확산…생산성·품질·안전성 동시 개선
현재는 정형 공정 중심…향후 비정형 작업까지 자율제조 확대 추진
KakaoTalk_20260614_144118612_01
HD현대중공업이 도입한 '전동 궤도형 자율주행 이동체 기반 협동로봇'이 선체에 들어갈 강판 셀들을 용접하는 모습. /한대의 기자
울산 HD현대중공업 선각2공장. 수십 미터 길이의 선박 블록들이 늘어선 작업장 안에서는 쉴 새 없이 불꽃이 튀고 있었다. 얼핏 보면 용접공들이 작업하는 모습 같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풍경은 예상과 달랐다. 용접 토치를 들고 있던 것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

협동로봇은 작업자의 조작 없이도 용접선을 따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며 작업을 이어갔다. 용접이 끝나자 곧바로 다음 구간으로 이동했고, 인근에서는 또 다른 로봇이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용접봉을 들고 선박 블록을 옮겨다니기보다 모니터와 태블릿을 통해 여러 대의 로봇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12일 찾은 HD현대중공업 생산현장은 조선업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자율제조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비정형 산업으로 꼽힌다. 자동차처럼 동일한 제품을 반복 생산하는 구조가 아니라 선박마다 설계와 구조가 달라 자동화가 쉽지 않다. 실제로 조선소는 오랫동안 숙련공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해 왔고, 제조업 가운데서도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분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중국 조선업의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AI 기반 자율제조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윤대규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조선산업은 배마다 구조와 작업 조건이 모두 달라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산업 가운데 하나"라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생산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60614_163949688
HD현대중공업 러그자율제조 시스템에 도입된 산업용로봇. /한대의 기자
현재 현장에 적용 중인 협동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선박 조립공정 적용을 위한 협동로봇 기반 AI 자율제조 시스템 개발' 사업의 결과물이다. HD현대중공업과 울산대학교, 연구기관, 관련 기업들이 함께 개발에 참여했다.

대표 사례는 '전동 궤도형 자율주행 이동체 기반 협동로봇'이다. 기존 협동로봇은 작업자가 직접 이동시키고 용접 조건을 입력해야 했지만, 신형 시스템은 설계도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용접 위치를 자동 인식한다. 작업이 끝나면 다음 작업 구간으로 스스로 이동해 연속 작업을 수행한다. 예전 같으면 숙련 용접공 여러 명이 투입됐을 공간에서 이제는 작업자 한 명이 로봇 여러 대를 관리하고 있었다.

황상민 HD현대중공업 중형선자동화혁신부 선임은 "기존에는 숙련 작업자 7명이 수행하던 공정을 현재는 젊은 직원 1명이 여러 대의 로봇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용접 품질이 균일해졌고 후처리 작업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기존 수작업 기준 하루 약 500톤 수준이던 생산 물량은 AI 용접 시스템 적용 이후 주간 기준 약 750톤 수준으로 증가했다. 주·야간 운영 시에는 최대 1000톤 수준까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akaoTalk_20260614_165059744
지난 12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중형선사업본부 선각 5공장 내부 '러그 자율제조 시스템' 현장에서 러그 자율제조 로봇이 선박용 러그를 가공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대의 기자
조선소 한편에서는 또 다른 자동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러그(Lug) 자율제조 시스템'이다. 러그는 대형 선박 블록을 크레인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고정 구조물이다.

기존에는 작업자 6명이 하루 100개 안팎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절단과 용접, 이송, 검사 과정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다. AMR(자율이동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AI 비전 시스템이 용접 품질을 검사하는 구조다.

현장에서 생산된 데이터는 모두 디지털 트윈 기반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관리자들은 사무실에서 생산 현황과 설비 상태, 품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향후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품질 이상 여부까지 AI가 예측하는 단계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평블록 조립 등 정형 공정을 중심으로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비정형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AI 비전 기술과 휴머노이드, 사족보행 로봇 등을 활용해 도크와 야드 작업까지 자율제조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역시 이러한 기술을 개별 기업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까지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한 플랫폼을 표준화해 중소 협력사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대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