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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89] 미움받는 식물 ‘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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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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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망초 그림
망초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망초'는 자신의 이름이 매우 못마땅할 것 같다. 망초는 구한말 개항 이후 국내로 유입되었다. 경술국치(1910년)를 전후하여 생소한 잡초가 전국에 퍼지자, '나라 망할 때 돋아난 풀'이라 하여 '망초(亡草)'란 이름이 붙었다.

지금 하얀 꽃이 만발한 '개망초'와 달리, 망초는 이제 줄기를 쑥쑥 올리는 중이다. 한여름인 7월부터 꽃을 피우는데 아주 작고 볼품없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망초는 극강의 생명력과 번식력을 자랑한다. 망초가 우리나라 농경지와 정원에서 퇴치 1순위 잡초이듯이, 고향인 미국에서도 '3대 문제성 잡초'로 손꼽히고 있다. 밭갈이가 아닌 제초제에 의지해 농작을 하는 미국에서 망초는 놀라운 적응력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강력한 성분의 제초제를 살포해도 망초는 바로 적응해 왕성한 번식을 이어가는 것이다.

망초는 황폐화된 땅에서 가장 먼저 자라는 선구식물(Pioneer plant)이다. 망초가 정착해 토양이 비옥해지면 다른 식물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자기 몸을 바쳐 거친 땅을 기름진 대지로 바꾸는 우리 지구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 존재다.

인간이 일방적으로 '미운 식물'로 낙인찍어 버린 '대지의 수호자 망초'의 사례를 보며 오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혹시 편견과 오해로 주위의 소중한 존재에게 뭇매를 가하는 일은 없는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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