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서구와 아시아 연결하는 허브"…인도·중동 성장세도 주목
컬렉터 저변 확대·취향 소비 확산…미술시장 장기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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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난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은 "아시아 미술시장은 이미 개별 국가의 경쟁 단계를 넘어 시장 통합과 협력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서울·베이징·도쿄를 연결하는 '세베토(SEBETO) 아트마켓' 구상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을 지낸 서 소장은 국내 대표 미술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현재 아시아 미술시장을 홍콩, 중국·중화권, 서울, 인도, 중동 등 다섯 개 축으로 설명했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허브는 여전히 홍콩이다. 서 소장은 "홍콩은 생산지가 아니라 유통시장으로 성장한 도시"라며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세계적 경매회사와 아트바젤 홍콩, 글로벌 메가 갤러리들이 집결하면서 독보적인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홍콩의 강점은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거대한 배후시장이다. 그는 "홍콩은 더 이상 독립된 도시가 아니라 선전, 광저우 등과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국 반환 이후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홍콩의 미술시장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도와 중동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세계 양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과 프리즈가 카타르와 아부다비에 진출하는 것은 중동 자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아시아 미술시장은 기존 중심축에 중동과 인도가 더해지는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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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아시아 미술시장이 국가별로 분절돼 운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서울(Seoul)·베이징(Beijing)·도쿄(Tokyo)를 연결한 '세베토 아트마켓'을 오랫동안 제안해왔다. "한·중·일은 동양화라는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시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가장 큰 강점으로 빠른 컬렉터 세대교체를 꼽았다. 과거 감상 중심의 중장년 컬렉터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취향과 투자를 동시에 고려하는 젊은 컬렉터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서 소장은 "MZ세대와 젊은 자산가들의 등장으로 컬렉터층이 확대되고 있고 SNS를 통한 정보 공유도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크지 않고 특정 인기 작가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점은 한계로 꼽았다.
최근 미술시장 변화에 대해서는 '여가의 시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미술품 수집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의사, 기업인, 자영업자, IT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집을 꾸미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려는 수요가 늘면서 미술품이 일상 소비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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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와 갤러리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서는 철저한 현지 조사와 네트워크 구축을 주문했다. "해외 아트페어 참가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지 시장 구조와 컬렉터 성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그는 앞으로 5~10년 뒤에도 중국과 한국, 일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핵심 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도와 중동 등 신흥 시장이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아시아 미술시장의 무대 자체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심축이 이동한다기보다 시장의 범위가 확장될 것입니다. 경제력과 자본이 있는 곳으로 미술시장은 움직입니다. 서울은 홍콩에 이어 서구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