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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화이트 폰드'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모터에 의해 움직이는 작은 장치들이 얕게 고인 흰 수면 위에서 먹과 깃털을 이용해 흔적을 만들고 다시 지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화면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어느 한순간 완결된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는다. 흔적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새로운 움직임을 위한 여백을 만들어낸다.
한진수는 사라짐을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바라본다. 흔적이 지워지는 순간에도 다음 흔적이 태어날 가능성이 함께 존재하며, 생성과 소멸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완성된 형태를 감상하기보다 시간 자체가 흐르는 장면을 경험하게 된다.
'화이트 폰드'는 2007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 발표된 이후 서울과 베이징, 도쿄 등 여러 도시에서 장소에 맞게 변주돼 왔다. 이번 아트센터 나비 전시에서는 폭 4m 규모로 새롭게 제작돼 공간 전체를 하나의 살아 있는 화면처럼 활용한다. 작품은 관람객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변화하며 같은 모습을 반복하지 않는다.
아트센터 나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