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한베미래포럼, 30일 하노이서 정책 제언 채택
반도체·AI·희토류 등 미래산업 '공동 창조'로 전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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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한림원(VASS) 탕롱홀에서 송기도 KF 이사장과 레 반 러이 VASS 원장 주최로 열린 7차 회의에는 한국 대표단 18명과 베트남 대표단 15명을 비롯해 양국 정부·학계·재계·언론계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한베미래포럼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VASS가 공동 주최하는 1.5트랙(반민반관) 협의체로 2012년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출범했다. 이번 미래포럼은 '새로운 시대 한-베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을 대주제로 외교·안보, 경제, 과학기술, 공동 제언 등 네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개회식에서 당 쑤언 타인 VASS 부원장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사고와 장기 비전, 실질적 행동'의 시대로 들어섰다며, 베트남이 한국의 '한강의 기적' 경험을 토대로 '홍강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수교 30여 년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해 2026~2035년의 우선 협력 분야와 새 성장동력을 짚고, 2045년 장기 비전으로 나아가는 것을 과제로 내걸었다.
개회식 단상에 오른 양국 인사들의 메시지도 한 방향으로 모였다. 응우옌 민 부 베트남 외교부 수석차관은 두 나라의 공통점이 자원이나 영토가 아니라 발전 열망과 혁신·적응 역량에 있다며, 이를 다음 단계 동행의 토대로 꼽았다.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는 AI·반도체·물류·에너지·인프라 등 전략기술 분야의 협력 기회를 짚으며 이날 논의가 '하노이 메시지 2026'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기도 KF 이사장과 문진석 의원(한베의원친선협회 회장)도 양국 관계가 첨단기술·미래산업 중심의 더 실질적인 단계로 들어섰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제언의 출발점은 국제질서에 대한 진단이었다. 응우옌 티 탐 VASS 한국·북한연구센터장과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 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경제·기술·공급망으로 전방위 확산하고 국제기구와 규범의 구속력이 약해지는 상황을 두 나라가 함께 직면한 전략적 딜레마로 규정했다. 무역과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두 중견국이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압박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 위에서 포럼이 내놓은 해법은 '공동 창조'다. 한국이 자본과 기술을 대고 베트남이 조립·생산을 맡는 구조에서 벗어나, 반도체와 AI·배터리·핵심광물·재생에너지·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서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자립을 함께 추진하자는 것이다. 제언은 이를 통해 양국 관계를 '무역·투자' 축에서 '자율성·지속가능성·공동 번영을 지향하는 전략적 동반자' 축으로 옮기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이를 다섯 갈래 과제로 구체화했다. 외교 분야에서는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함께 참여하는 '2+2 대화 메커니즘' 신설을 제안하면서 강대국 경쟁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견국 간 전략대화를 정례화하자고 했다. 투자 분야에서는 한국의 대(對)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노동집약·저부가가치 산업에서 첨단·전략 분야로 전환하고, 한국 대기업의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을 높여 베트남 기업이 공급망에 더 깊이 들어오도록 하는 정책과 인센티브 마련을 촉구했다.
나머지 세 과제는 합의와 실행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녹색·비전통안보 분야에서는 직접전력구매계약(DPPA) 기술지침 마련과 이행 성과를 점검할 독립적 감독 기구 구축을 제시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협력 범위를 도로·철도에서 5세대(5G)·6G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등으로 넓히고,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운영을 본격화하자고 했다. 인재 분야에서는 AI·디지털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베트남-한국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거점으로 AI·반도체 인력 양성 패키지를 가동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런 전환의 배경에는 최근 급진전한 양국 관계가 있다. 2022년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올라선 두 나라는 지난해 8월 또 럼 베트남 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방한과 올해 4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거치며 원전·인프라·과학기술 협력의 틀을 넓혔다. 양국은 지난해 946억 달러(약 146조원)였던 교역액을 2030년까지 1500억 달러(약 232조원)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포럼에 참가한 양국 인사들은 2027년 수교 35주년에 맞춰 정상회의를 열어 협력의 성과와 과제를 종합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과제는 더 많은 합의 문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약속을 실제 사업과 현장 성과로 바꾸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