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민간기업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인도 측과 약 120건의 협력 문서를 교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측 사업 총액은 약 2조엔 규모다. 후지필름의 반도체 재료 공장 설립 협력, 스즈키의 바이오가스 플랜트 계획, 일본 AI 스타트업과 인도 국산 AI 기업의 앱 개발 협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해외시장 개척이 아니다. 일본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를 반도체·AI·에너지·인프라를 아우르는 전략 거점으로 키우는 흐름이다. 일본과 인도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향후 10년간 일본의 대인도 민간투자 목표를 10조엔으로 설정했다. 이번 2조엔 규모 협력은 그 목표를 실행에 옮기는 첫 대형 패키지 성격이 강하다.
인도에는 이미 약 1400개의 일본 기업이 진출해 있다. 양국 교역액은 2025~2026 회계연도 기준 275억달러 규모로, 일본은 인도의 주요 투자국 중 하나다. 일본은 뭄바이~아마다바드 고속철도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통해 인도 시장에 깊숙이 들어가 있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조업과 첨단기술 분야까지 협력 폭을 넓히려 하고 있다.
|
정상 공동성명안도 경제안보 색채가 짙다. 공동성명안에는 해양안보 협력 진전, 에너지 공급력 강화, 희토류 등 중요광물 공급망 안정, 경제적 위압과 비시장적 정책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담겼다. 희토류 수출규제를 무기로 삼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표현이다.
안보 분야에서는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 재검토를 인도 측이 평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국은 외무·방위 각료가 참여하는 '2+2 회의'를 연내 개최하는 방안도 공동성명에 담을 예정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과 인도가 경제와 안보를 한 묶음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AI 협력도 핵심 축이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모디 총리의 방일 때 '일·인도 AI 협력 이니셔티브'와 '일·인도 디지털 파트너십 2.0'을 출범시켰다. 일본은 AI 반도체·응용 서비스·스타트업 협력을, 인도는 거대한 디지털 인재와 내수시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틀을 실제 기업 협력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일 하네다공항을 출발하기 전 기자단에 "관민이 일체가 돼 일·인도 협력의 밑단을 넓히고 강한 경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도 전략은 값싼 생산기지를 찾는 수준을 넘어, 중국 리스크에 대비한 기술·자원·안보 동맹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일본과 인도의 밀착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AI, 희토류 등에서 중국 의존도 축소와 인도 시장 진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처지다. 일본이 정부와 기업을 묶어 인도에 2조엔 규모 협력 패키지를 밀어 넣는 것은 한국 기업에도 공급망 경쟁의 경고음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