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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산아제한 폐지 1년 만에 출산장려금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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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7. 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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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출산 휴가 한 달 연장, 출산시 현금 지원도
1인당 GDP 5000달러에 60세 이상 비중 10% 돌파
“12만원 받는다고 둘째 낳겠나” 회의적 반응도
VIETNAM-POLITICS-SOCIAL-CHILDREN <YONHAP NO-5728> (AFP)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임신한 여성이 출산 장려 메시지를 담은 가족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인구 노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 년간 유지해온 두 자녀 제한 정책을 폐지하고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베트남이 산아제한 폐지 1년 만에 출산장려금과 육아휴직 확대를 골자로 한 새 인구법을 시행했다.

2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전날 발효된 인구법과 시행규칙은 둘째를 출산하는 어머니의 산전·산후 휴가를 기존 6개월에서 7개월로 늘렸다. 산전·신생아 검진비도 정부가 보조한다. 출산시 1회당 200만동(약 12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하는데, 소수민족·저출산 지역 거주 등 복수 자격 해당 시 최대 600만동(약 35만원)까지 중복 수급할 수 있다.

팜 티 란 유엔인구기금(UNFPA) 베트남사무소 인구개발부장은 "가족계획을 통제하던 데서 인구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공산당원이 셋째를 낳으면 징계를 받던 나라가 정반대로 돌아선 배경에는 빠르게 어두워지는 인구 구조가 있다. 현재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1.93명으로 대체출산율(2.1명)을 밑돌고, 기대수명은 75세에 육박한다.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이미 10%를 넘었고,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번 세기 중반에는 25%에 달해 인구 자체가 줄기 시작한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인구 감소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고령화 속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축에 든다.

전문가들이 더 우려하는 것은 이 변화가 다른 고령화 국가보다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5000달러(약 775만원)로, 1980년대 초 베트남과 비슷한 출산율을 기록하던 당시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은행도 2021년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선진국들이 누렸던 것보다 고령 사회에 적응할 시간이 짧다"며 개혁의 창이 닫히면 "성장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새 정책에도 회의적이다. 하노이에 사는 회계사 응우옌 킴 빅은 광고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합산 월 소득이 약 1000달러(약 155만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첫째 양육비로 나간다. 시부모와 작은 집에 함께 사는 그는 AFP에 "휴가가 한 달 늘고 75달러(약 12만원)를 받는다고 둘째를 낳을 수는 없다"고 했다.

팜 티 란 부장도 일시금 같은 일회성 혜택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부모의 마음을 바꾸려면 양육 전 과정에 걸친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주거비와 보육비가 높은 상황에서 종합적 지원 없이는 출산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정부 조사에서도 기혼 응답자의 73%가 임금이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수도 하노이시에 거주하는 24세의 쩐 민 아잉씨는 더 단호했다. 월급 380달러(약 59만원)를 받는 그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아이는 아예 낳지 않겠다"고 말했다.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기조를 바꾼 베트남이지만, 양육비 부담이라는 현실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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