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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전력, 물 필수”…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공허한 외침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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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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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산업1부 차장
삼성과 SK, 국내 재계 선두 기업들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역에 천문학적 투자를 예고했다. 덕분에 지역 균형 발전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축포를 터뜨릴 만한 일이지만 주가에 큰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 주가는 둘째치더라도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는 의문도 남는다. 최근 며칠 간의 투자 발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가 보인다.

각 기업이 최근 며칠 간 지역 투자 사항과 규모를 밝힐 때 반드시 포함했던 내용이 있다.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필수라는 점이다. 대통령 앞에서는 이를 더 절실하게 피력했다. 이 발표는 단순히 '우리 기업이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이만큼을 투자한다'가 아니었다. 인공지능(AI) 산업 시대에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에 적기에 대처하려면 추가 생산 시설이 필요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확충 의지를 보인 서남권으로 정했다는 당위성이 있었다. 기업의 투자만으로 끝날 일이었다면 기업들이 이렇게까지 강조했을까. 반도체 팹이 운영되는데 필수인 전력과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매우 결정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삼성과 SK가 투자해 서남권을 포함해 용인, 그리고 각지에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27.7기가와트(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7.7GW는 대형 원전을 20기를 더 지어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반도체 설비는 전기가 아주 잠시만 끊겨도 손해가 막대하다. 얼마를 들여 팹을 짓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그만큼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느냐다. 그것도 아니면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느냐다. 호남권의 재생에너지가 언급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있어 끊김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반도체 팹에는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는 "해결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면 이 불안감은 사라질 재간이 없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는 하루 65만톤(t)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동복댐 여유량 하루 5만t과 댐 증고로 하루 25만t을 추가하고 주암댐 미사용량 하루 5만t, 장흥댐 여유량 10만t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성감댐 용수 중 하루 10만t을 공업용수로 전환하고, 광주제1하수처리장의 하수재이용수 활용법도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심한 가뭄에 들었을 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자신감이 있다. 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업들이 요청한 원전 확대 및 전력구매계약(PPA)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추진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확보해야 할 것이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없이 진행된다는 연속성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의 할 일이 월등히 많다. 기업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부어 공장을 만드는 것은 수단이고, 진정한 지역 균형 발전과 산업 발전을 위한 바탕은 정부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주 기초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기업들은 투자 의지와 규모를 밝혔다. 실행하려면 정부의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과 이 과정의 일관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제는 기업들의 시간이 아니라 정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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