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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슈] 日, 아이코공주 막고 ‘일반인 남계후손’ 천황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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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7. 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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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정권, 황실전범 개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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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적 인기가 높은 현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공식행사에서 활동하고 있다. /샤진은 일본 궁내청 공식 인스타그램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국민적 인기가 높은 현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에게는 황위 계승의 길을 열지 않으면서, 전후 황실을 떠난 구 11궁가 남계 남자의 자녀에게는 장래 천황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황실전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황족 수 부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여성 천황·여계 천황 논의를 막고 남계 남자 계승을 유지하려는 다카이치식 보수 황실관의 제도화라는 비판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일본 정부가 이번 국회에서 성립을 목표로 하는 황실전범 개정안 심의에서 입양 제도의 구체적 설계를 둘러싼 논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1947년 전후 황실을 떠난 구 11궁가의 남계 남자를 황족의 양자로 맞는 방안이다. 정부는 황족 수 확보를 위한 제도라며 헌법상 문벌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다. 개정안에 따르면 양자가 된 남성 자신은 황위 계승권을 갖지 않지만, 입양 후 태어난 남자 자녀는 황위 계승 자격을 갖게 된다. 일반인으로 살아온 남성의 자녀가 장래 천황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현 나루히토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현행 남계 남자 계승 원칙 아래 황위 계승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아이코 공주는 최근 공식 활동을 늘리며 일본 내에서 높은 대중적 호감을 얻고 있다. 여성 천황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꾸준하다. 그럼에도 다카이치 정권은 아이코 공주에게 계승권을 주는 방향이 아니라, 구 황족 남계 후손을 황실로 다시 편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아이코 공주를 직접 겨냥했다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정권이 국민적 인기가 높은 현 천황의 외동딸에게는 황위 계승의 길을 열지 않으면서, 구 11궁가 남계 남자의 자녀에게는 장래 천황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구조를 택했다는 점에서 여성 천황 여론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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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일본 도쿄에서 나루히토 천황(가운데)과 마사코 왕비(왼쪽), 아이코 공주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민 여론과 보수 황실관의 충돌
정치권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의회는 황실전범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심의한다'는 각서를 2일 교환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중의원 의장도 여야 각 당에 황실전범 개정안 심의 환경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유신의 간판 정책인 중의원 정수 삭감과 '부수도 구상' 법안을 둘러싼 대립 속에서 황실전범 개정안이 여야 협상의 핵심 안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은 연일 다카이치 정권의 개정안에 힘을 싣고 있다. 산케이는 2일 칼럼에서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 야당 일부가 구 궁가 남계 남자의 입양안에 반대하는 데 대해 "위화감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정권과 보수층은 여성·여계 천황 논의가 황통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며 남계 계승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개정안이 헌법 14조의 문벌 차별 금지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 황족이 결혼 후에도 황실에 남을 수 있게 하면서 정작 남편과 자녀는 황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도 논란이다. 정부는 주민기본대장법을 고쳐 여성 황족의 생활상 편의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일부에서는 "황족을 일반인 취급하는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개정안은 황족 수 확보를 위한 단순한 기술적 법안이 아니다. 현 천황의 딸 아이코 공주를 둘러싼 국민적 호감, 여성 천황을 원하는 여론, 남계 계승을 고수하려는 다카이치 정권의 보수 노선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사안이다. 일본 황실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누가 천황이 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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