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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유언대용신탁 독주…후발주자 추격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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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07. 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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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대용신탁시장 규모 6조3000억원
표준화 어려운 맞춤형 구조…경험 축적이 경쟁력 좌우
신한·KB·농협·우리, 가입 문턱 낮추고 상품 세분화
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사 전경./하나은행
유언대용신탁 시장에서 하나은행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도 상품 구조를 세분화하고 가입 문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점유율 격차는 일부 축소됐지만, 설계 역량 격차로 인해 여전히 하나은행 중심의 독주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6조2795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3년까지만 해도 약 90%에 달했으나 후발 은행들의 추격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유언대용신탁이란 생전에 금융사에 자산을 맡겨 노후 자금을 관리하고, 사후 상속 방식까지 미리 설계하는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다. 과거 고액 자산가 중심이던 이용층이 점차 확대되면서 중산층까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신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사들은 새로운 비이자이익 확보 수단으로 유언대용신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늘어난 이른바 '치매 머니'도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170조원을 넘어선 치매머니 규모는 2050년 약 488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평균수명 증가와 인지기능 저하에 대비한 자산관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한 뒤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 시장에 선도 진입해 여러 데이터를 축적한 게 현재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내맘대로 신탁'을 내놓으며 고객이 원하는대로 자산을 관리하고, 사전에 설정한대로 케어와 지급, 상속설계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관계자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설계를 정교화해왔다"며 "신탁 계약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일부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구조를 촘촘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체결 비용이 다른 금융사보다 조금 높을 수 있으나 고객들이 상담의 완성도나 이후 집행 안정성 같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 확대에 맞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유언대용신탁 상품 체계를 세분화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 일반계약을 통한 자산 기반 맞춤형 설계 외에도 간편계약과 금전기본계약 등을 도입해 상품 구조를 다층화하며 고객 선택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리뉴얼하며 진입 문턱을 낮췄다. 금전 외 신탁재산을 포함할 경우 1억원 이상, 금전성 자산만으로는 5000만원 이상으로 가입 기준을 완화했다. KB국민은행은 가입 연령을 만 40세까지 낮추고 최소 가입금액을 1000만원 수준으로 설정한 간편형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최저 가입금액을 100만원까지 낮춘 초간편형 상품을 내놓으며 접근성을 확대했다.

다만 가입 문턱을 낮추는 전략은 고난도 자산 설계 영역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정형화된 금융상품과 달리 고객의 자산 구조 등을 반영해 계약 구조 자체를 새로 설계하는 맞춤형 서비스"라며 "수익률이나 상품 경쟁력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설계 사례를 축적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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