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칼럼] 게임 계정 팔아놓고 도로 가져가…‘본주 회수’ 대처법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07010002557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7. 07. 16:13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조덕재 변호사(법무법인 하이로)
조덕재 변호사(법무법인 하이로)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게임 계정과 게임머니를 판매하겠다고 속여 대금만 챙기고, 일부 계정은 판매 후 비밀번호를 변경해 회수할 계획까지 세웠던 30대 남성에게 사기죄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수년 전 인천에서는 허위 입금 문자로 70명으로부터 18억원 상당의 게임 계정을 가로챈 조직이 검거되기도 했다. 게임 계정 거래 사기가 개인 간 소액 분쟁을 넘어 조직적·상습적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필자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아이템을 구매하고, 잘 키워진 계정을 돈 주고 사 본 경험이 있는 게이머다. 그래서 이 문제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이 시장에서 가장 빈발하는 유형이 이른바 '본주(本主) 회수'다. 아이템 거래는 대금과 아이템이 그 자리에서 오가며 종결되기에 사기의 여지가 크지 않다. 그러나 계정은 다르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약관으로 계정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에 협조하지 않기 때문에, 계정을 판 최초 명의자는 언제든 주민등록번호 등 본인확인 절차로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계정을 되찾아갈 수 있다. 거래가 끝난 뒤에도 회수의 문이 열려 있는 셈이다. 금지된 약관과 현실의 거대한 거래 시장 사이의 괴리가 만든 이 사각지대에서, 약관이 금지하는 거래의 피해자를 법은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가. 이것이 핵심 쟁점이다.

판매 당시부터 회수할 의도를 숨긴 채 대금을 받았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계정 거래가 사법상 무효인지와는 별개로, 기망행위와 착오,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사기죄는 성립한다. 그러나 반대 방향의 판결도 있다. 인천지방법원은 계정을 판 뒤 재접속해 게임머니를 가져간 피고인에게, 양도 당시부터 기망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약관상 양도가 금지된 이상 구매자에게 온전한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정당한 접근권한자가 누구인지는 게임 이용약관을 기초로 판단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보통신망 침입죄로 본주를 처벌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유·무죄는 사전 기망의 입증에서 갈린다.

따라서 피해자가 고소를 준비할 때는 두 가지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첫째, 판매자가 처음부터 정상적으로 계정을 양도할 의사 없이 대금만 받고 회수할 계획이었다는 기망의 정황이다. 계정을 양도받은 경위부터 회수당한 과정까지를 대화 내역, 이체 기록, 판매 게시글과 함께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둘째, 대금을 지급하고 계정을 양수했다는 재산 처분 사실의 정리다.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모른다고 포기할 이유도 없다. 계좌번호, 전화번호, 게임 아이디만으로도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고, 동일 수법의 피해자가 다수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소액 사건이라도 수사가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입법적 결단이 필요하다. 게임 계정은 이용자의 시간과 비용이 응축된 재산적 가치를 지닌 디지털 자산이다. 법원이 게임 아이템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계정에 관해서는 약관상 양도 금지를 이유로 형사적 보호의 공백이 발생하는 현행 구조는 재검토돼야 한다. 약관 위반의 거래였다는 사정이, 기망을 당한 피해자를 법의 보호 밖에 방치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게임을 사랑하는 변호사로서, 계정을 둘러싼 분쟁이 더 이상 '법의 사각지대'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조덕재 변호사(법무법인 하이로)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