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만 흑자 유통·식품 계열 부진…경제사업 격차
농협 개혁 논의 영향권…비용관리·체질개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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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지주는 농축산물 유통과 농가 판로 확보라는 공공적 역할을 맡고 있어 일반 기업처럼 수익성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나로마트와 식품 계열사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 농협사료의 흑자 역시 조합원과 농가를 대상으로 한 사료 공급 사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이익 확대 성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신경분리 이후 경제사업 자립 기반 마련이 핵심 과제로 제시돼 온 만큼 공공성이 적자 반복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4조9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356억원으로 162% 확대됐고 당기순손실은 622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다. 강 회장 취임 전인 2023년 농협경제지주가 연결 기준 매출 15조4399억원, 영업손실 29억원, 당기순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손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손실은 12배 넘게 커졌다.
농협경제지주는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 과정에서 출범했다.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농협유통, 농협홍삼, 농협목우촌, 농협사료 등 주요 경제사업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자회사 손익을 보면 유통·식품 계열의 적자 구조가 뚜렷하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지난해 매출은 1조1804억원, 영업손실은 390억원, 당기순손실은 3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7%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 6% 축소됐다. 3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이어가면서 매출 기반 약화와 적자 고착이 동시에 나타났다.
농협유통의 지난해 매출은 1조3944억원으로 전년보다 1% 줄었고 영업손실은 305억원으로 40%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339억원으로 4% 감소했지만 결손금이 909억원으로 65% 늘고 자본총계가 1636억원으로 23% 줄며 누적 손실이 자본을 갉아먹는 구조가 지속됐다.
농협목우촌은 강 회장 취임 전후의 손익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3년에는 7억원 순이익을 냈지만 2024년 168억원 순손실로 돌아섰고 2025년에는 241억원까지 확대됐다. 매출도 2023년 7612억원에서 2024년 7407억원, 지난해 688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익 역시 2023년 18억원 흑자에서 2024년 148억원 손실, 2025년 226억원 손실로 악화됐다.
농협홍삼은 지난해 매출이 628억원으로 전년보다 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22억원, 당기순손실은 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4%, 106% 늘었다. 매출원가가 30% 이상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이 이익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농협 측은 유통 계열사의 적자 원인으로 오프라인 유통시장 침체와 온라인 전환 대응 부족을 꼽았다. 농협 관계자는 "유통계열사를 포함한 오프라인 시장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한 매출 감소, 온라인 시장의 점유율 확대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환경 등에 따른 실질 구매 여력 감소로 소매업체 간 가격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전환에 대한 내부 대응이 미흡했던 점도 경영 여건 악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주요 자회사 5곳 중 유일한 흑자 버팀목 역할을 한 농협사료는 지난해 매출 1조7713억원, 영업이익은 5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5%, 4% 줄었지만 순이익은 354억원으로 9% 증가했다. 농협경제지주 별도 이익잉여금이 지난해 336억원으로 69% 줄어든 상황에서 농협사료가 199억원의 현금배당을 예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협사료 한 곳의 흑자로 유통·식품 계열 손실을 버티는 구조가 고착될수록 체질 개선은 더 멀어진다.
농협개혁추진단은 현재 중앙회 권한 분산과 경제사업 구조 개편을 포함한 2차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역시 개혁 논의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농협경제지주는 농축산물 유통과 농민 지원이라는 공공적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신경분리 이후 경제사업 자립 기반 마련을 내세워온 조직이기도 하다. 유통·식품 계열 손실이 반복되는 만큼 온라인 전환과 점포 효율화 등 체질 개선 속도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농협은 유통 계열사의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효율적인 인력 운용과 점포 폐점, 다운사이징,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사업 확대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식품 계열사인 농협홍삼에 대해서는 "고수익 채널 육성과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 인건비 절감, 원료 구매 방식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