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8·17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40여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가 전대 룰(규정) 개정과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을 두고 공개 석상에서 충돌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의결한 당대표 선출 방식을 두고 최고위원들이 "원천 무효"라며반발하는가 하면, '12·3 비상계엄 표결 지각' 프레임 등 지도부 내부의 파열음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갈등의 도화선은 전준위가 전날 당대표 선출 방식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선호투표제'였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이 모두발언을 통해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선호투표제를 적용해 전대 당일 최종 당선인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최고위원들의 공개적인 반박이 이어졌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발언권을 얻자마자 "전준위가 당대표 선출 방법을 선호투표로 정한 것은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자 권한 없는 행위로 원천 무효"라고 직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 당규 제66조는 과반수 투표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도록 하면서 결선투표의 방법을 전준위에 위임하고 있다"며 "당규상 결선투표와 선호투표는 전혀 별개의 방법인데, 느닷없이 당규를 무시하고 룰을 바꾼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했다.
문정복 최고위원 역시 "선호투표 적용 시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고, 오는 17일부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데 개정까지 해가며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가세했다. 문 최고위원은 "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나는 즉시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모여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혀, 전대 룰을 둘러싼 당 내 갈등을 그대로 드러냈따.
당대표 후보 간의 감정 섞인 비방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폭발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최근 전대 국면에서 특정 당대표 후보를 향해 제기된 '12·3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지각 의혹 제기'를 겨냥했다. 강 최고위원은 "계엄 가능성을 가장 먼저 예측하고 경고했던 사람이 의도적으로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겠느냐"며 "아무런 팩트나 근거도 없이 마치 일부러 늦게 도착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악마화, 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갈라치기와 내부 총질은 이미 도를 넘었다. 잘못을 인정하고 직접 찾아가 사과할 줄 아는 보편적 상식을 배워야 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한병도 직무대행이 "멸칭 사용이나 과도한 비방 등 당의 화합을 해치는 네거티브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품격 있는 경쟁을 당부한 것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정작 한 대행의 발언 직후 바로 옆 자리 최고위원들이 룰 개정 무효와 내부 총질 문제를 공개적으로 터뜨리면서 민주당의 전대 관리 리더십은 시작부터 거센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