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안·기획예산처안 놓고 우려…"학령인구 감소만으로 교육재정 재단 안 돼"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협의회)는 10일 세종시 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열고 '미래교육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일 기획예산처 장관과 교육부 장관, 경제계·교육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 이후 마련됐다. 현재 거론되는 개편안은 내국세 20.79% 연동률을 유지하되 상한선을 설정하는 교육부안과, 내국세 20.79% 구조를 폐지하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증감률 등을 토대로 교부금을 재산정하는 기획예산처안으로 나뉜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 겸 서울시교육감은 "50년 넘게 대한민국 공교육을 지탱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며 "학생 수 감소만을 앞세워 교육재정이 과도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지만 이는 오늘의 공교육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교육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며 "기초학력, 마음건강, 특수교육, 다문화교육, 디지털 전환, 학교 안전, 유보통합 등 공교육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학생 수 감소를 교부금 축소의 직접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일 수 없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적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한 산술로 복잡한 교육 현실을 재단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시도교육청 적립기금이 4년 만에 2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급감했고, 각종 재정 부담이 겹치면 2027년 이후 매년 최대 8조8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유아교육·고등교육·평생교육 투자 확대를 교부금 개편 명분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협의회는 '재원 전용' 방식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초·중등 교육재정을 줄여 다른 교육 영역에 투입하면 전체 교육재정 확대가 아니라 영역 간 재원 이동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정부의 유아교육·고등교육·평생교육 투자 확대 방향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이는 교부율 20.79%를 허무는 방식이 아니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도 교부금 개편 논의가 단순히 '학생 수가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교원단체들도 급식실, 도서관, 과학실, 보건실, 상담실, 돌봄교실, 특수학급 등 학교 기본 시설은 학생 수 감소와 무관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정부 주장의 핵심은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육 예산을 줄이자는 것인데, 정부 예산 증가율과 비교해도 교육 예산 증가 폭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수교육, 교권 보호, 학생 생활지도, AI 시대에 맞는 개인 맞춤형 교육 등 지금도 해야 할 사업이 많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필요한 곳에는 쓰지 못하게 해놓고 남는 돈이 있으니 예산을 줄이겠다는 식의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감들의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된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현금성 지원이나 지방자치단체 복지성 사업에 교육재정을 사용해 교부금 개편론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교육감들이 쓸데없이 돈을 나눠준다는 비판에는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런 문제는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지 교육 예산 자체를 깎을 근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