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우선 석유 개방·마두로 측근 송환·갱단 지도자 사살…안보·외교 통제 확대
자유선거 시기·신규 석유투자 일정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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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와 양국 정부와 가까운 인사 12명 이상을 인터뷰해 루비오 장관이 자금 용도부터 석유사업 참여 기업, 제재 예외 허가, 주요 인선까지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차례 대지진이 경제 안정과 민주 전환 일정에 차질을 주고, 신규 석유계약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자유선거 실시 시기와 외국인 투자 회복이 다음 변수로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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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된 직후인 1월 3일 새벽, 루비오 장관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스페인어로 미국에 협력하거나, 베네수엘라 인프라·군사기지·고위 관리를 겨냥한 광범위한 공격을 감수하라고 통보했다고 NYT가 전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협력에 동의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드리게스가 "기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용의가 있다"며 '안전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권력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며칠 뒤 NYT 인터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수년간 운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현재 베네수엘라 수출대금 대부분을 수취한 뒤 베네수엘라 은행 시스템을 통해 배분하는 구조를 운용 중인데, NYT는 이를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건네는 관계"에 비유했다.
루비오 장관과 그의 팀이 자금의 용도와 사용 주체를 결정하고, 이 시스템은 베네수엘라의 부패 구조를 일부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재무부의 관리 체계 아래 수십억 달러의 미지급 채무를 추심하려는 채권자들의 압박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 구조는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공무원 임금 지급과 자국 통화 방어에 필요한 자금을 미국의 배분 체계에 의존하게 하는 강력한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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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외국인 투자 개방을 주도하며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보다 영향력에서 크게 앞섰고, 유럽계 석유 기업보다 미국 기업의 진입을 우선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상당량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설계한 방식에 따라 트라피구라(Trafigura)·비톨(Vitol) 두 중개 회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 팀은 대(對)베네수엘라 제재 예외 허가증을 작성해 베네수엘라에서 사업할 기업과 사업 범위를 결정하고, 로드리게스 정부에 미국의 적대국과 거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마두로 몰락 이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는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Rosneft)와 공동 소유했던 석유 프로젝트 운영권을 인수했다.
NYT는 루비오 장관의 이 같은 통제력이 2003년 L. 폴 브레머 3세가 바그다드에 파견돼 미군 점령 이라크를 통치한 이후 어느 미국 관리도 행사하지 못한 수준의 주권국 통제라고 평가했다.
강진 발생 전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국내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루비오 장관에게 재정 자율권 확대와 경제 제재 철회를 요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요구에 공감을 표했으나 미국 정부는 통제권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NYT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통화 가치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수백만 명이 선거 실시를 요구하면서 루비오 장관에게 정치적 변화를 압박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현 체제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며 자금 투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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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안보·군사 공조도 진행 중이다. 미군은 베네수엘라 측이 제공한 정보를 활용해 6월 베네수엘라 남부 오지에서 갱단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니뇨 게레로를 미사일로 사살했는데, 이는 양국 간 수십 년 만의 첫 군사협력이었다고 NYT가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게레로의 시신을 수습해 미국 측에 인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렌 데 아라과가 마두로와 협력해 미국에 마약과 불법 이민자를 유입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마두로가 해당 조직을 통제하지 않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 정부는 2월 마두로 전 대통령의 측근 사업가 알렉스 사아브를 구금하고 여권을 박탈한 뒤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
일부 관리는 미국 법무부가 사아브를 활용해 마두로 전 대통령의 마약 밀매 혐의 사건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NYT가 전했다. 지난달 두 차례 대지진 이후 미국은 군 인력 900명을 베네수엘라에 파견하고 약 4억달러(60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현금 상자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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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의 통제는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외교 성명과 언론 접촉에까지 미치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 앵커 브렛 베이어가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약하게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수 시간 만에 삭제했다고 NYT는 전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감사 게시물 초안도 루비오 장관에게 먼저 전송해 승인을 받은 뒤 게시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협력과 건전한 경제 운영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미국의 협력국으로 재부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망명 야권 지도자이자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군부·안보 세력의 반발을 우려한 루비오 장관에 의해 배제됐고, 미국 당국은 마차도의 베네수엘라 귀환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가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수사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오자, 토드 블랜치 당시 법무부 부장관은 이를 '완전히 거짓'이라며 부인했고, AP통신은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검사들에게 로드리게스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고 NYT가 전했다.
NYT가 5월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에게 선거 시기를 물었을 때 그는 "나도 모른다. 언젠가는"이라고 답했다. NYT는 선거 실시 시기를 결정할 권한이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아니라 루비오 장관에게 있다고 짚었다.
정치 분석가들은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선거 압박이 약해지기를 기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까지 시간을 끌려 한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