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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떨어지자 평가 기준도 바꾼 증권사…개미도 등돌린 ‘뒷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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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7.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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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향 보고서 577개…상향(351개) 상회
목표가 괴리 낮추려 평가 기준도 교체
‘뒷북 분석’ 인식 확산…리포트 이용률 AI에도 밀려
“변별력 약화 이어져…리서치센터 존재 의의 잃을 수도”
.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시 조정이 이어지자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기업 적정주가를 산정하는 평가 기준을 바꾸면서까지 목표가를 대폭 깎아내리고 있다. 이익 전망이나 펀더멘탈 변화보다는 악화된 투자심리와 이미 떨어진 주가 반영을 위해 목표 배수를 낮추거나 평가 수식 자체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시장을 선도해야 할 리서치센터가 끼워맞추기식 '뒷북 분석'을 내놓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리포트를 외면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목표가 하향 보고서는 577개로, 상향 보고서 수(351개)를 크게 뛰어넘었다.이달 증시 조정이 본격화되자 올해 처음으로 하향 보고서 수가 상향 보고서를 역전했다. 증권사가 주가 흐름을 확인하고 나서야 목표가를 수정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적정주가 산출공식까지 바꿔가며 목표가를 조정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이달 스튜디오드래곤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3만원으로 50%나 낮췄다. 지난 1월 리포트 작성 당시보다 주가가 50% 이상 빠지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산출하던 적정가치 공식을 주가수익비율(PER)로 바꾸면서까지 목표가를 깎아내렸다.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때도 주가 합리화를 위해 평가 기준을 바꾼 증권사도 있다. 이달 NH투자증권은 삼성화재 목표주가 산정 방식을 기존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부문별 가치를 합산하는 SOTP(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변경했다. 삼성화재가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가치 측정 방식을 교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권가가 평가 수식까지 고쳐가며 목표가를 수정하는 배경으로는 최근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기업 실적이 버텨주더라도 약세장에서는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기 힘든 데다, 기존 공식을 계속 쓰면 실제 주가와 리포트 목표가가 지나치게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후행적 분석이 이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의 리포트 의존도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리서치 데이터 기업 피앰아이 조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정보 탐색 채널에서 증권사 리포트(14.6%)는 챗GPT 등 AI 서비스(15.6%)에도 밀려났다. 유튜브(37.4%)와 경제 뉴스(35.5%)에 밀린 데 이어 AI보다도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변별력 없는 후행적 주가 추정을 이어간다면 리서치센터가 존재 의의를 잃어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을 분석한 자료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시장의 리스크와 변별력있는 전망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같은 '뒷북 분석'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변별력 약화에 따른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의 가치 소멸은 애널리스트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향후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분석기법의 도입, 분석 영역의 차별화 등을 통해 제공 정보의 가치를 높이고 낙관적 편향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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