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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48시간 구금권’에 필리버스터 제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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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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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박성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0일 처리를 목표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긴급체포 절차에서 검사 승인 요건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경찰이 시민을 긴급체포해 48시간 구금하려면 검사의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찰이 자체 판단만으로 이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검사에게는 사후 '통보'만 하면 된다. 신체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에서도 침해 시 회복이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일단 구금이 이뤄지면 절차적 구제가 뒤따르더라도 이미 발생한 구금 자체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검사 승인이라는 절차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외부에서 한 번 더 점검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 장치가 있었기에 경찰의 현장 판단이 잘못됐을 경우 구금 이전 단계에서 걸러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를 없애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요건 중 중요한 하나를 없애는 것과 다름없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위헌 논란이 이미 제기되고 있다. 경찰 수사력 강화라는 취지를 인정하더라도, 그 방법이 외부 견제 절차의 삭제라면 기본권 보호를 역행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또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 상임위원장 교체, 패스트트랙 심의기간 단축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도 국회 운영위에 상정했다. 필리버스터는 다수결로 밀어붙이려는 사안에 대해 소수가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절차적 장치다. 다수당이 다수결을 무기로 입법을 독단적으로 강행하려 할 경우 일정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겠다는 입법부의 합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국회는 전통적으로 국회 운영을 규율하는 국회법을 여야 합의로 개정해 왔다. 필리버스터 요건이 강화되고 패스트트랙 심의기간마저 단축되면 국회 내 이의 제기와 숙의 절차가 실질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형소법이나 국회법 개정안은 견제와 균형을 사실상 해체하게 되는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

여당은 산적한 개혁·민생 법안을 처리해 '일하는 국회'로 바꾸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신체 자유 제한 법안과 견제 장치 축소 법안 등을 강행하는 방식은 그 공언과는 어긋난다. 개별 법안의 필요성을 설득하기보다 이념의 실현이나 국회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쪽을 택할 경우, 야당의 입법 독주 비판에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여당은 국민 개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훼손할 수 있는 긴급체포에 대해 검사 승인을 삭제할 필요성을 설득하고 설명한 적이 있는가. 다수당의 독주를 막고 소수파의 의견을 보호해 의회 민주주의의 균형을 이루자는 취지의 국회법을 바꾸는 데 야당 의원들과 의견을 나눠 본 적이 있는가. 이 같은 입법 독주로 얻을 수 있는 일부 핵심 지지층의 열광이나 국회 처리 속도의 이점보다, 절차적 정당성 논란으로 치를 정치적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여당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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