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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출범하면 수사권 4중 충돌 가능성...사건 떠넘기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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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승인 : 2026. 07. 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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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건에 여러 범죄 겹칠 때 수사기관 충돌
중수청 중대범죄 범위 모호...특사경 확대로 혼란 가중
이첩과 재이첩으로 '수사 책임 공백' 우려
검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 원칙 아래 검찰청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수사기관 간 '관할 충돌'과 '책임 공백'이라는 치명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는 검찰이 수사지휘권, 직접수사권, 보완수사권 등을 통해 경찰과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수사를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 검찰이 공소청으로 전환돼 기소와 공소유지 역할에 그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중수청·국가수사본부(국수본)·각 부처 특사경이 상호 경쟁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중수청법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 범죄 등 죄명(범죄 유형)만으로 중대범죄를 정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박경규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은 "법정형·선고형의 기준, 피해 규모, 사회적 영향 등 범죄의 중대성을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 없어 수사권 중복·경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대형 사건의 경우 여러 범죄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담당하는 수사기관도 서로 다르다. 실제로 '채상병 사건'의 경우 순직 경위에 대해서는 국수본이,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은 공수처가 각각 수사했다.

이럴 경우 어느 기관이 수사 우선권을 가져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없다. 단적인 예로 12·3 비상계엄 사건에서 공수처, 국수본, 검찰이 모두 수사에 착수하면서 관할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들의 직권남용이 포함된 만큼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국수본은 내란죄와 관련한 수사 권한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검찰은 권력형 사건에서 축적된 수사 경험과 재판 대응 역량을 내세웠다. 결국 특검이 만들어지면서 모든 논란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수사기관 간 관할 경합
수사기관 간 관할 경합
이처럼 기존 기관에 중수청까지 출범하면 수사권 충돌은 3중, 4중으로 악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횡령·배임 등 기업 범죄를 국수본이 수사하던 중 사건이 대형화하면 중수청이 관할을 주장할 수 있다. 이후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이나 뇌물 혐의가 드러날 경우 공수처가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 특사경이 자본시장법 위반(주가조작, 내부자 거래 등)을, 관세청 특사경이 관세법·외환거래법 위반(관세 포탈, 밀수입·밀수출 등)을 수사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을 특사경·국수본·중수청·공수처가 동시에 들여다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회가 특사경 권한 확대에 나서면서 수사기관 간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식재산, 첨단기술, 식품·의약품, 부동산, 금융 등의 전문 분야에서 특사경을 신설하거나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다.

더구나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마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수사기관 사이에서 이첩과 재이첩이 반복되고,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경우다. '수사 책임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사 착수가 늦어져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 초동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전문가들은 중수청 출범 이전에 기관 간 관할 충돌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사건 접수 단계에서 주관 수사기관을 결정하는 '관할조정위원회'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관 간 협의에만 맡길 경우 사건마다 관할 다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건은 하나의 기관이 주관하고 다른 기관은 필요한 부분에만 공동 참여하는 '주관 수사기관 제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의 합동수사 태스크포스(Joint Task Force)처럼 기관별 역할과 책임을 사전에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기관 간 수사정보 공유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실시간으로 사건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이첩 과정에서 수사가 지연되고 증거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모든 수사 과정의 자료를 전자화하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본부장은 "현재 우리의 형사사법시스템은 '하나의 사건에 하나의 범죄'라는 단순한 전제로 운영돼 왔다. 공수처법이나 중수청법 모두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현실에선 하나의 사건에 여러가지 범죄가 중첩되는 게 다반사다. 중수청 출범을 계기로 좀 더 명확한 기준으로 수사권·관할권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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