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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말하지만 학교는 인터넷도 안 돼…교부금 연동제 폐지 반대”…교육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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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7.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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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개최
교육감·교육재정전문가·현장관계자 등 한목소리 '성토'
"교육청 적립 기금도 고갈 직전…교부금 80%는 고정비용"
교부금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기획예산처 장관은 학교 현장을 알고 있는가? 본인 지역구 학교 먼저 가보시라.", "AI선진국 만든다면서 교육재정은 OECD평균을 기준 삼는 건 모순이다.", "AI 강조하는데, 현장은 인터넷도 노후화돼 테블릿PC도 제대로 못 쓰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20.79% 연동에 대한 개편 움직임에 맞서 교육 현장의 날선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시도교육감과 교육재정 전문가, 교원단체, 현장 관계자들이 잇따라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쏟아진 발언은 '숫자', '통계'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는 현장에서 각자가 몸으로 겪은 위기의 증언에 가까웠다. 행사에 앞서 협의회는 기획처와 교육부 실·국장을 초청했지만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먼저 나선 건 시도교육감들이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제가 중학생일 때 72번이었다. 76번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그 학교에 15명이 앉아 수업을 듣는데 교실 수는 그때 그대로"라며 학생 수와 학급 운영비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교부금이 예상보다 8000억원가량 늘어 10년짜리 교육 혁신 계획을 세웠지만, 이후 3년간 4327억원, 1723억원, 780억원이 잇따라 줄어 총 6830억원이 사라졌다고 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은 정부가 2060년까지 교부금을 약 1000조원 줄이려 한다는 논의 자체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화재 위험 외장재인 드라이비트 철거를 8년째 하고 있는데도 30%가 남은 이유를 직원에게 물었더니 "돈이 없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올해와 내년 시급히 써야 할 예산을 뽑아보니 2800억원이 나왔는데, 특별교부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670억원뿐이었다는 것이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2022년 내국세가 급증해 교부금이 35%가량 늘었지만 대부분 추경예산에 뒤늦게 반영되며 밀어내기식 집행이 생긴 점을 개편 논의의 발단으로 짚었다. 특히 그는 현재 세계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경제·사회·문화 수준은 일본을 앞서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AI의 세계선도를 강조하면서 교육재정은 OECD평균을 기준으로 하는 건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경남에서만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가 268곳(18%)에 달해 예산이 줄어도 학교와 급식, 통학버스 운영은 그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살림을 오래 맡았던 조재익 전 기획조정실장은 숫자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최근 국세 교육세 개편만으로 시교육청에 내려오는 예산이 4000억원 더 줄었고,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로 2000억원, 고교무상교육 국가부담분 축소(47.5%→30%)로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설기금과 안정화기금은 각각 2345억 원, 1543억 원까지 줄었다. "인건비와 학교 전출금이 지출의 80%를 차지해 구조적으로 탄력적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기요금은 2000년 대비 지난해 71.9% 올랐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특히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와 국가 재정 압박이 심화된 상황에서 추진된 고이즈미 내각의 행·재정 효율화 및 지방분권 사례'를 소개했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그 결과 △대도시 중심의 세원 편중과 지방교육재정의 급격한 악화 △교원 감축 및 기간제 교원의 급증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강제 통합과 농어촌 학교의 대규모 폐교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교육계가 한국을 부러워하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교육감 직선제로 인한 교육자치이며 나머지가 교부금"이라며 내국세 연동 비율 폐지는 교육자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교육재정 현장의 절규 "학생 수 줄어도 냉·난방비 똑같아…찜통교실 다시 나타날 것"
현장의 발언들은 더욱 격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개편이 강행될 경우 "에어컨을 제대로 틀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지금 상황에서, 기본운영비까지 줄면 찜통·냉동 교실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직수당은 26년째 동결돼 있고 보수 수준은 민간의 83%에 그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은정 한국초등교장협의회 대변인은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도 냉난방비, 전기요금 같은 기본 관리비는 똑같이 든다"며 2015년 대비 특수교육 학생은 37%, 다문화 학생은 145% 늘었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특히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청소년 자살 문제를 거론했다. "재정이 빠듯해지면 가장 먼저 사람부터 줄인다. 2026년 서울시교육청이 가장 먼저 줄인 게 학생상담 인력이었다"며 "한국 사회 전체 자살의 42.9%가 청소년인데 AI 미래교육을 말하기 전에 지금 있는 아이들부터 살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돌봄이 안 돼 방학마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이를 학원에 맡기며 월 80만원을 내는 게 현실"이라며 "교부금 총액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수 없도록 하한선을 법으로 못박아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석해 "아직도 쪼그려 앉는 화장실이 있다. 왜 학교만 재개발·재건축이 안 되는가"라며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시교육감인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은 "교육재정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감당하는 투자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교육 현장을 배제한 채 재정 논리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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