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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AI가 메모리 반도체 경제학을 바꿨다”…SK하이닉스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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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종 기자

승인 : 2026. 07. 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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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연합뉴스

AI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다. 한때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불리던 메모리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산업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AI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제학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시대 메모리 산업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수십 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반면 제품 가격은 경기와 수급에 따라 급등락하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었다고 짚었다. 호황기에 벌어들인 이익으로 불황기를 버텨야 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원자재를 채굴하는 '디지털판 광업'에 비유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산업에서 높은 수익성과 시장의 관심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보다 데이터를 연산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에 집중돼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산업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프로세서와 함께 작동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고, 메모리 반도체가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NYT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으로 SK하이닉스를 꼽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았으며, 차세대 AI 플랫폼인 '루빈(Rubin)'에도 HBM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8%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각각 21%를 기록했다.


AI 열풍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NYT는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이 같은 실적도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적 발표 직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10% 급락했고, 삼성전자도 5% 안팎 하락하는 등 국내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최근 AI 관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AI 투자 심리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HBM 수요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고 NYT는 전했다.


회사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의 주문은 여전히 견조하며 현재 가장 큰 과제는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적은 연산 자원으로 구동되는 고효율 AI 모델을 내놓는 것도 AI 반도체 수요를 줄이기보다는 AI 활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올해 AI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SK하이닉스의 현재 경쟁력이 AI 열풍 이전부터 이어진 장기 투자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1983년 설립된 SK하이닉스는 수차례 경영 위기와 주인 교체를 겪었고, 2012년 SK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삼성전자보다 작은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HBM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초기에는 비용 부담이 큰 기술이었지만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가장 큰 경쟁력이 됐고,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 역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기반이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다만 NYT는 현재의 호황이 영원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HBM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AI 투자 열기가 식을 경우 과거와 같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대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메모리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면서도 "AI 거품이 꺼질 경우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어 업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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