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뷰티·건기식 해외사업 확장
지분정리 등 승계구도 마무리 수순
국내 신사업·전문의약품 등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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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제약사인 동화약품의 오너 4세 윤인호 대표이사가 체제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경영 능력 입증 시험대에 올랐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마무리한 윤 대표의 무게중심은 전통 제약사라는 기존 틀을 넘어 베트남을 거점으로 K-뷰티·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헬스&뷰티(H&B)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표는 동화약품의 지분 6.43%와 지주사인 디더블유피홀딩스(윤 대표 지분 60% 보유)를 통한 지분 15.22%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가송재단과 동화개발, 친인척 등 우호 지분을 더한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33.81%로, 안정적인 경영권 기반을 확보하며 승계 구도도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계 기반을 다진 만큼 윤 대표에게 당면한 과제는 오너 4세로서 독자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하는 데 있다. 13년 이상 현장 실무를 거친 윤 대표는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20년 척추 임플란트 전문기업 '메디쎄이' 인수를 전면에서 주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메디쎄이는 미국과 칠레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연매출 283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윤 대표가 선택한 다음 승부처는 베트남이다. 동화약품은 2023년 베트남 현지 의약품 유통 체인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중선파마(Trung Son)'를 인수해 지분 55.99%를 보유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해외 첫 대형 투자 사례인 만큼, 외형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출점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고 구조적인 내실과 수익성을 다지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 대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일 '핀셋 인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CJ올리브영의 성장 과정에 참여했던 구형모 전무를 베트남 대표사무소장으로 발령해 유통·마케팅 체질 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맡겼다. 올해 4월에는 호치민 지사장으로 삼성그룹 공채 출신이자 SK온 등에서 해외투자관리와 글로벌 합작법인 CFO·CEO를 거친 '재무통' 신용재 상무를 투입했다. 구 전무의 유통·마케팅 노하우에 신 상무의 재무적 통찰력을 더해 신속한 흑자 전환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중선파마를 단순한 약국 체인을 넘어 '베트남판 올리브영'으로 탈바꿈시켜 동남아 시장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셈법이다. 전통 의약품 제조·판매 중심의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고성장 중인 글로벌 K-뷰티·건기식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윤 대표는 지난 주총에서 "글로벌 무대서 인정받는 헬스케어 기업이 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자체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후시다인', 한방 스킨케어 '활명', 프리미엄 건기식 '마그랩' 등을 유통망에 안착시키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신사업과 글로벌 투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유통망 확장이 뒷받침돼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판콜 등 전통 주력 브랜드와 큐어립연고, 화이투벤 등 신제품 성장에 힘입어 일반의약품(OTC) 부문에서만 지난 한 해 2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신사업 확장에 따른 투자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안정적인 본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다이소에 건기식과 가성비 코스메틱 브랜드 '후시덤', '큐어립' 등을 입점시키며 국내 유통 접점도 늘리고 있다.
아울러 연구와 개발 부문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전문의약품(ETC) 경쟁력도 대폭 강화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DW6014'와 위식도역류질환 복제약 'DW6017' 등 상업화 속도가 빠른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는 한편, 혈액암 치료제 'DW1023', 면역질환 치료제 'DW1024' 등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준하 대표가 내실 경영과 제약 연구개발이라는 전통적인 사업 기반을 맡고 있는 가운데, 윤 대표의 글로벌 사업 전략이 베트남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동화약품의 성장 전략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동화약품이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사업의 성과가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