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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94] 범상치 않은 여름꽃 ‘범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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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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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범부채 그림
범부채 그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우리 야생화가 있다. 7월과 8월에 한참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범부채'가 그 주인공이다. 꽃잎은 범의 가죽 무늬를 닮았고, 넓적하게 퍼져 나오는 잎사귀 모습이 부채를 연상시켜 그럴싸한 이름을 얻었다.

어떤 이는 꽃잎의 문양이 호랑이의 줄무늬가 아닌 표범의 점박이 모양이라며 오류를 지적하지만, '범'의 의미에는 호랑이뿐 아니라 표범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선조들의 작명에 틀림이 없다. 범부채의 영어 이름도 표범 꽃을 의미하는 '레오파드 릴리(Leopard Lily)'다. 옛날에 서양에서도 이 꽃에서 표범의 이미지를 떠올렸던 것이다.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 있는 범부채의 강렬한 꽃은 참으로 고고하며, 꽃이 진 꽃봉오리도 단아함을 잃지 않는다. 부채 모양의 튼실한 잎도 자세를 흐트러뜨리는 일이 없다. 아무리 세찬 여름 장대비가 쏟아져도 당당한 모습을 유지한다.

한여름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범부채는 여러 교훈을 전하고 있다. 목표를 상실한 채 방황하는 이들에게, 일상에 치어 비틀대는 우리들에게 인내와 극복, 품격을 잃지 않는 의연함이 삶의 중요한 요소임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멋진 이름 '범부채'는 한자로 어떻게 표기할까? 뜻밖에도 범부채는 순우리말이다. 한자 합성어 '호랑(虎狼)이'의 순우리말인 '범'과 '바람 부치는 채'의 줄임말인 '부채'가 만나 '범부채'란 이름을 탄생시켰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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