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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정치테마주 대신 ‘삼전·하닉’…달라진 선거철 증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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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8.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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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거철마다 증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후보자와 학연이나 지연으로 엮였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정치테마주입니다. 지난해 조기 대선 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정치테마주 과열이 심해지자 한국거래소가 별도의 투자유의안내까지 내놓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거래소에서는 정치테마주와 관련한 별도의 시장동향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치테마주로 거론되는 200여개 종목의 주가와 거래 동향을 살펴봤지만 과거 선거 때와 달리 눈에 띄는 과열이나 유의미한 이상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일부 정치테마주가 움직였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선거 전날인 지난 6월 2일 기준 정원오 당시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로 거론된 삼표시멘트와 에스제이그룹은 한 달간 각각 30%, 49% 하락했습니다. 오세훈 당시 후보 관련주로 분류된 진양산업과 진양폴리, 진양화학도 같은 기간 각각 18%, 26%, 30% 떨어졌습니다.

불과 1년 전 대선 때만 하더라도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 18일까지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115종목 가운데 60종목이 정치테마주였습니다.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률은 121.81%로 시장 평균보다 약 6배 높았습니다. 지난해 4월만 놓고 봐도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37종목 가운데 29종목이 정치테마주입니다.

이번에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에 쏠렸습니다. 코스피는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 29일 8476.15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1일에는 8788.38까지 오르며 불과 2거래일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6월 1일 하루에만 10.09% 급등했고 SK하이닉스도 장중 239만8000원까지 오르며 당시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거래소는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정치테마주로 유입되는 자금이 예전만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당시 반도체가 더 오르기 전에 매수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지방선거 테마주가 투자자의 관심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대표 관련주로 거론되는 한일철강은 당선 이후 첫 거래일인 18일 장중 8.73% 오른 3610원까지 치솟았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전 거래일보다 3.16% 내린 321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김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자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정치테마주가 다른 주도주에 밀린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정치테마주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남북관계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남북경협주로 쏠린 것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이번에는 그 자리를 반도체가 차지한 것입니다.

거래소로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입니다. 선거철마다 골머리를 앓게 했던 정치테마주는 반도체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잠잠해졌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치테마주가 사라진 자리를 또 다른 과열이 대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는 동전주와 부실기업 퇴출, 코스닥 시장 정상화 등 거래소가 추진하는 시장 체질 개선의 결과로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정치테마주 현상 자체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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