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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가뭄 끝나자 ‘괴물 폭우’…변화무쌍 날씨에 분주한 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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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8.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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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거제 638.7㎜·통영 453.7㎜ 일강수량 기록
소방, 18일 국가소방동원령…‘경남 가뭄’ 국가소방동원령 해제 사흘만
산사태 토사 덮친 거제 아파트
지난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에 물을 나르기 위해 경남으로 향했던 소방력이 불과 며칠 만에 기록적인 폭우 피해 수습에 나섰다. 가뭄과 폭우라는 정반대 재난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잇따라 발령되면서 소방의 임무도 급수 지원에서 인명 구조와 배수 작업으로 급전환됐다.

18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경남 거제·통영 지역의 집중호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오후 6시 기준 인력 981명과 장비 162대를 투입해 구조와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도 인력 47명과 장비 13대를 별도로 투입해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거제와 통영에는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의 비가 쏟아졌다. 거제는 전날인 17일 오후 6시까지 하루 동안 638.7㎜의 비가 내려 1972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영도 같은 시간까지 453.7㎜를 기록해 기존 일강수량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강수량은 거제 898.4㎜, 통영 743.4㎜에 달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도로·주택 침수가 잇따랐다.

거제·통영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119 신고만 1947건에 달했다. 소방 당국은 20건의 인명 구조 활동을 벌여 136명을 구조했다. 거제에서는 산사태로 토사가 주거시설을 덮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고, 통영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다쳤다.

소방 관계자는 "전날 폭우로 거제와 통영에서만 20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도로와 시설물 침수, 산사태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배수와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특수 장비도 투입됐다. 소방은 침수 지역에 구조보트와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투입했다. 부산·대구·경북·창원 등에서는 험지펌프차 10대도 긴급 동원됐다. 거제 지역 지하주차장 등에서는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이용한 배수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상황은 정반대였다. 경남은 장기간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농업·생활용수 부족을 겪었다. 소방청은 지난 11일 오후 8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전국 소방력을 경남으로 보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국가동원 소방 물탱크차가 2585차례 출동해 1만8495톤의 물을 공급했다.

당초 전국 16개 시·도에서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인력 400명이 동원됐다. 진주와 통영, 사천, 김해, 밀양, 거제 등 경남 14개 지역에 소방력이 분산 배치됐다. 이후 동원 규모를 12개 시·도 물탱크차 100대로 조정해 밀양·의령·함안·창녕·거제 등 가뭄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급수 지원을 이어갔다.

이번 폭우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 역시 당시 집중 급수지원 대상이었다. 가뭄 대응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소방차가 물을 공급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같은 지역에서 물을 빼내고 주민을 구조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소방 관계자는 "가뭄 당시에는 폭염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대응했고, 이번 폭우에는 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되고 있다"며 "담당 부서와 대응 체계는 다르지만 며칠 사이 가뭄과 폭우라는 정반대 재난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잇따라 발령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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