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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선거용으로 흐르는 미-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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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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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이 대면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최근 한미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것도 김 위원장에게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구체적인 신호라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센토사,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세 차례 만났다.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이 성사될 경우 7년 5개월 만의 네 번째 만남이 된다. 트럼프의 이니셔티브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군사 긴장 완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급변한 국제 정세와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 성사를 위해 동맹인 한국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안보 위험을 키우는 행태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미연합훈련이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존중을 보여준 국가(북한)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이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우리 정부는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더욱이 훈련이 시작된 날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동맹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트럼프의 회동 추진은 이란전 수렁이 깊고 길어지자 김 위원장과의 회동 성사를 외교정책을 대표할 만한 성과로 내놓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란전 장기화와 인플레 심화 등으로 30%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미 중간선거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김 위원장 카드를 꺼낸 것까지도 봐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동맹인 한국을 힐난하고 희생양 삼는 행태는 너무 나간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우방은 공격하고 적(enemy)은 구애하는 트럼프의 거꾸로 된 세계'라는 제목을 붙이기까지 했다. 성사되더라도 회동 결과를 낙관할 수도 없다. 7년 전 만남 이후 북한의 핵전력이 훨씬 강해졌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지도 달라졌다. 한미일 자유세력 축에 맞서는 러중북 대항축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이번 회동이 '핵 보유국'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공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완전히 패싱한 채 북한의 국익을 미국이 맞춰주는 황당한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등 접촉해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사 파견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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