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업종 일괄 제외 대신 개별 판단해야"
공제 후 의료기능 유지 등 사후관리 강화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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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 회장은 19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대한분만병의원협회·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업상속공제에서 병원을 업종 자체로 배제하기보다 개별 병원이 어떤 의료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병원계가 문제로 꼽는 것은 개인병원의 자산구조와 승계 방식이다. 개인이 개설한 병원은 토지와 건물, 의료시설 등에 자산이 집중돼 있어 상속 과정에서 현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병원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상속세를 내기 위해 건물을 매각해야 한다"며 "급하게 매물로 내놓으면 제값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병원 승계에 의료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격과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일반 사업체와 다른 특성으로 제시했다. 개인병원을 이어받아 직접 운영하려면 자녀 역시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진료 분야에 따라 전문의 수련 등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은 "아버지가 하는 산부인과를 가업으로 승계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택한 자녀들이 많다"며 "병원의 가업 승계는 부모와 자녀가 의료 현장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야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병원계는 이 같은 승계 문제가 특히 신규 진입이 줄어든 분만·소아청소년과 등에서 의료 공급의 연속성과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의료기관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의료기관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소아과와 산과는 신규 진입이 줄어든 분야이기 때문에 기존 병원을 다음 세대가 이어가는 것이 의료 공급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병원계는 가업상속공제 개편 자체를 반대하거나 모든 병원을 공제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세 회피를 막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려는 제도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종만을 기준으로 병원을 일괄 제외하기보다 실제 의료기능과 승계 요건 등을 심사해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기존에도 병원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해 실제로 해당하는 병원은 10% 미만일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병원이 심사받을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병원 단체들은 분만실 운영과 소아청소년과 진료 등 필수의료 수행 여부를 가업상속공제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제를 받은 뒤에도 해당 의료기능을 일정 기간 유지하도록 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해 조세 회피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병원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쟁점은 결국 '병원을 공제 대상에 포함할 것인가'에서 '어떤 병원을 공제 대상으로 인정할 것인가'로 옮겨갈 전망이다. 필수의료 제공과 의료인력 유지 등 공공적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병원계는 현재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이의신청을 진행 중이며, 기획재정부에 면담을 신청해 향후 정부 관계자들과 순차적으로 만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