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냉담 속 정상 친분은 유지…북한, 더 큰 양보 요구 가능성
북핵 증강·중러 밀착에 비핵화 난도 상승…핵위협 관리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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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 주요 매체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역량과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강화돼 2018~2019년보다 협상 여건이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연내 김정은 만날 것"...WSJ "트럼프, 미·북 정상외교 모색"…11월 중국 선전 회동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남쪽 잔디밭 헬기장 공사 현장에서 취재진이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 만날 것이다(Yeah, I will be)"라고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회담 확언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날 보도한 내부 논의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 WSJ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 위원장과 회담하도록 참모들을 독촉하고 있으며 11월 중국 선전(深천<土+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대면도 비공개로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뚜렷한 승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임기 중 대표적인 외교 성과를 찾으려는 흐름과 연결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직접 개척했던 외교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WSJ는 미국 관리와 전문가들이 새 정상회담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북한 핵무기는 과거 세 차례 미·북 정상회담 때보다 규모와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이 크게 강화됐고, 잘못된 합의는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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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회담 발언보다 달라진 협상 환경에 무게를 뒀다. 북한 핵무기 규모가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이후 크게 확대됐고,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외교·군사적 후원 기반까지 강화했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WP에 11월 선전 회담이 기존 아시아 방문을 활용해 고위급 외교 이벤트를 만드는 '전형적인 트럼프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싱글턴 연구원은 "전략적 환경은 2018년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훨씬 어렵다"며 북한의 핵 역량이 실질적으로 강화됐고, 중국·러시아 정권과의 관계도 더 밀접해졌으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증거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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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장기화하면서 회담의 목표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는 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는 핵무기 보유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 접근을 하면서 북한에는 협상·위협 감소와 핵보유 현실 관리를 통한 실용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북한이 약 60기의 핵무기와 추가 약 30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 여러 투발 수단을 보유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실효성도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북한에 핵무기의 억지 효과에 대한 확신을 강화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강경책과 북한에 대한 협상적 접근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두 국가가 서로 다른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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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첫 반응도 조기 정상회담을 낙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최근 미·북 정상 간 소통도 부인했다. 다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북한이 통상적인 거친 표현을 자제하면서 두 정상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관리하면서도 협상에 복귀하기 전에 미국으로부터 더 큰 양보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P는 또 한·미 연합훈련 축소의 목적이 순수한 대북 유화책만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도 전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한국이 이란 문제에 협력하지 않으면 미국도 한·미 훈련에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압박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축소 결정에 한국이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17일 한국이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행동에 동참할지를 물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과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은 훈련 축소가 북한과 미국의 적대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연내 회담 성사 여부보다 더 큰 변수는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무엇을 협상할 수 있느냐다. WSJ와 WP가 지적했듯 북한의 핵 역량과 대외 관계는 2018년보다 강화됐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응할 유인은 줄었다.
AP가 주목한 북한의 냉담한 첫 반응까지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선전 APEC을 전후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더라도 과거와 같은 비핵화 담판보다 제한적인 위협 감소나 관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