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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경제 고립 작전’ 선언…“지원국도 제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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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기자

승인 : 2026. 08. 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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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석유 구매국 등 제3국도 제재 가능성 시사
UAE 금융망 정조준…이란 외화·무역망 차단 압박
두바이 통한 우회에 난항…UAE는 단계적 압박 전망
USA GOVERNMENT <YONHAP NO-0377>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헬기 착륙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EPA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전례 없는 경제적 제재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파기된 상황에서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을 차단하고 연계된 제3국까지 압박하는 전면적인 '경제 전쟁'을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오늘 나는 어떤 국가에도 행한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이자 고립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해군은 무력화됐고 공군은 파괴됐으며 군수 공장은 폐허가 됐고 화폐 가치는 바닥을 쳤으며 나라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 지난 2월부터 무기 생산 네트워크와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제를 가했고 지난 4월에는 한시적으로 해제했던 이란산 석유 해상 운송 제재를 재개했다.

5월에는 이란의 환전소·은행의 거래를 담당하는 페이퍼 컴퍼니들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고 지난달에는 이란 정부의 제재 회피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자금 조달을 지원한 튀르키예·UAE 등의 기업 및 개인을 규제하는 등 경제적 압박 범위를 제재 회피 네트워크까지 확대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주 이란 경제에 수일 내 새로운 제재를 가할 것임을 시사하며 미국의 이란 항구 해상 봉쇄와 맞물려 "원투 펀치를 가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 이란 지원국에도 제재 경고…中도 대상 되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지원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도 예고했다. 이란 외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들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동 분쟁 발발 전 이란이 수년간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사용한 수법을 언급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금융 기관, 기업, 공항, 정부 기관을 통해 이란에 어떤 형태의 생명줄이라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면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석유 밀수, 환전 라인, 현금 이체,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 회사 등 모든 것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경제적 디데이(D-Day)'가 될 것"이라며 "이란의 위협을 고립시키고 퇴치하기 위해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중국 등 이란산 석유 구매국에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지만 이는 다음 달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미 의회 자문기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중국이 지난해 이란산 석유 수입에 약 312억 달러(약 44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란이 그해 수출한 석유의 90% 이상에 해당한다.

IRAN US ISRAEL CONFILICT ECONOMY <YONHAP NO-3409> (EPA)
1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EPA 연합
◇ 이란 '재정적 생명줄' UAE 금융망 정조준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대(對)이란 '경제 전쟁'의 성패는 이란의 '재정적 생명줄'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연결고리를 얼마나 억제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UAE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이 통화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란과의 금융·경제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이란이 주요 수입원과 세계 금융시장으로 통하는 일종의 금융 우회로에 접근하는 데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수주 동안 UAE에 자국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금융 네트워크를 단속하라고 압박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미국이 UAE 당국자들에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미군의 이란 항구 봉쇄보다 이란 정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중동 분쟁 기간 동안 UAE에 제재 대상인 이란 단체 및 UAE 내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네트워크에 대해 더 강력한 압박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는 전언이다.

UAE의 조치가 광범위하게 시행되면 이란은 극심한 인플레이션, 강력한 제재,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 등으로 경제적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화 확보 및 글로벌 무역망 접근이 대폭 제한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조치가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UAE, 전면 단절 대신 단계적 압박

그럼에도 중동에서 이란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지역 다수 국가들이 이란과 상당한 경제적 교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활동의 상당 부분이 은폐돼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기록에 따르면 이란 기업들의 석유 수입, 외환 거래, 대금 지급 등이 장기간 UAE 두바이의 페이퍼 컴퍼니와 환전소를 통해 이뤄졌으며 거래 내역에 이란인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란과의 거래를 차단하려면 UAE 당국이 불투명한 금융·무역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하는데 이는 자유로운 글로벌 무역 허브 역할을 하는 두바이의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미국의 제재 담당관 출신인 맥스 마이즐리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은 "이란의 제재 회피와 불법적인 석유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을 보면 두바이는 불법 자금 흐름의 주요 거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UAE가 직접적인 무역 및 금융 활동에 조치를 취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간접 거래가 두바이의 은행을 통해 이뤄져 이런 활동이 이란의 지하 금융 및 불법 자금 조달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AE의 이번 대이란 거래 제한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자국 선박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의 일환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UAE가 이란과의 관계를 전면 단절하기보다 점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UAE는 화물 운송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RGC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란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조치의 효과를 시험하면서 필요에 따라 대응 강도를 조정할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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