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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용범 사퇴·부동산세 보완, 민심수용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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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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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한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결국 사퇴했다. 그는 경제와 국정 전반을 조율하는 정책 사령탑 기능을 했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와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정책 혼선과 국정 지지율 하락이 지속되자 책임을 진 모양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일었을 정도였다.

그의 사퇴는 단순한 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목표와 효과, 정책 추진 방식, 시장 현실 등에 대한 정부의 판단 및 거시적 방향성과 관련된 것으로 봐야 한다. 김 전 실장은 이 정부 들어 한미 통상협상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조율한 정통 경제관료다.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 그럼에도 15개월 만에 물러난 것은 개별 정책의 실수가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방식과 그 내용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가 관여해 온 정부의 주요 경제·부동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시장의 작동 원리와 엇박자를 내며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주식시장 급변동의 원인이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물론이고, 설익은 부동산 정책이나 용산공원 개발 추진 과정에서의 잡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액 차등 적용 등 각종 징벌적 세제 개편안은 시장 불안과 불확실성만 키웠다.

다행인 것은 정부가 반대 여론이 폭증하고 있는 세제개편안을 수정해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당초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방안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 역시 당초 1인당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이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선도 150%에서 200%로 올리려던 방안을 철회해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민심을 수용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와 여당은 정책적 독선과 오판을 돌아보고 방향성 전환을 하지 않은 한 지지율 하락 위기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집행 이전에 설계부터 잘못된 정책들이 적지 않아서다. 정책 실패의 원인은 사람보다 노선에 있다. 규제로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시장이 보내는 반대 신호를 기득권 저항으로 읽는 태도로는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념적 잣대를 내려놓고 시장 현실에 부응하는 실용주의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여당은 내부 선명성 경쟁으로 치달아도 정부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중심을 잡아야 한다. 후임 정책실장도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골라야 한다. 대통령 의중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거나, 이념적 코드에 맞는 인물로 기용한다면 정치적 국면 전환조차도 할 수 없다. 후임 인선은 부동산 및 경제 정책을 포함해 국정 기조를 사실상 전환하겠다는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시장의 경고를 정책 책임자 입장에서 소화해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고, 대통령 뜻에 반대 의견을 내 토론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고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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