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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21조 슈퍼예산… 국회, ‘퍼주기’ 철저히 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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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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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2026~2030 국가재정운용계획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내년 예산 총지출을 올해보다 12.8%(93조원) 급증한 820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0.6%)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이어서 그야말로 '슈퍼예산'이다. 한국은행이 올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3%까지 상향 조정할 정도로 불황이 아닌데도 이처럼 '초(超)확장재정'을 편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에서 "늘어난 미래 재원으로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재정 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의 핵심 목표로 미래 성장동력 창출, 청년의 미래희망 사다리 구축, 양극화 완화, 민생 안전망 강화를 제시했다. 예산 증액이 가장 두드러지는 항목은 미래투자다. 전남광주 반도체 팹(제조공장)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투자는 21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린다.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우주항공·바이오·모빌리티·원자력·방산 등 '포스트 반도체산업'이라 불리는 미래성장 엔진에도 22.7% 늘어난 6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모처럼 늘어난 재정 여력을 성장동력 확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 포퓰리즘 우려가 적지 않다. 지방 국립대 신입생 등록금 전액지원 등 지방주도성장에 33조원,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역 확대(17개군→35개군)에 3배 이상 늘어난 1조16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출생 시부터 만 18세까지 '우리아이자립펀드'에 매년 100만~120만원을 지원하고, 연소득 제한(현행 7500만원) 없이 30대도 청년미래적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청년지원 예산도 43조원으로 53% 증액했다. 하지만 현금을 쥐어주는 선심성 정책보다 청년세대의 자립을 돕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는 게 '생산적 재정'에 훨씬 더 부합할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내년 국세수입이 584조원으로 48.9% 급증할 것으로 보고 확장 재정을 편성했지만, 반도체 경기가 언제까지 좋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재정운용계획까지 고쳐 2030년까지 연평균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5%대에서 8.4%까지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이 정부 마지막 해인 2030년에는 나라살림 씀씀이가 1000조원까지 대폭 불어날 것이라고 한다.

초과 세수를 나랏빚 상환 등 재정 여력 확충보다 확장 재정에 쏟아붓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다. 한국은행의 두 달 연속 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과 정부의 재정확대 기조는 명백한 '엇박자'여서 정책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국회는 재정건전성과 국가 백년대계를 고려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퍼주기'식 지출을 철저히 걸러 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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