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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TV 안 나오면 어르신들 숨 넘어가요”…섬마을 지키는 KT 위성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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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9. 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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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대리점 '지원정보통신' 이순만 설치팀장이 신규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다./KT스카이라이프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서 배를 타고 약 1시간. 바다를 건너 도착한 위도는 산을 사이에 두고 크고 작은 마을이 이어진 섬이다. 섬 한 바퀴를 도는 길이만 약 28㎞. 지금은 집집마다 TV가 자연스럽게 켜져 있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섬 중앙 약 해발 241m 망금봉 너머 마을에서는 지상파 방송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예전에는 산에 안테나를 세워서 마을까지 케이블을 끌어왔어요. 바람 불고 비 오면 화면이 또 안 나오고, 고장도 잦았죠." 1일 위도에서 만난 이진홍 씨(75)는 과거 섬의 방송 환경을 이렇게 기억했다. 해양경찰로 군산과 인천 등에서 근무했던 그는 마지막 근무지로 위도를 택했다. 2006년 섬에 들어온 뒤 2008년 퇴직해 아예 눌러앉았고, 지금은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위도에서는 '잠자리 안테나'라 불리는 대형 안테나를 높은 곳에 설치한 뒤 각 가정까지 케이블을 연결해 방송을 봤다. 그나마 섬 남쪽에서는 지상파가 잡혔지만 산에 가린 일부 마을에서는 TV뿐 아니라 라디오 주파수까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위성방송이 처음 들어왔을 때도 주민들이 선뜻 믿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씨는 "접시 하나 달아놓고 방송이 그렇게 잘 나오겠느냐, 돈만 비싼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며 "한두 집씩 설치해 보니 화면도 잘 나오고 편하다는 게 알려졌다. 이제는 거의 없는 집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위도에는 약 770세대, 1000명 안팎이 거주한다. KT스카이라이프 방송상품 가입자는 지난 7월 말 기준 994명으로, 세대 수 대비 TV 침투율은 129%에 달한다. 실제 돌아본 섬 주택들에는 위성방송 수신 안테나가 대부분 달려있었다. 평균 연령이 70세를 웃도는 위도에서 TV는 단순한 여가 수단을 넘어 일상의 중요한 창구다. 뉴스와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드라마와 스포츠를 즐기는 수단이기도 하다.

위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7~8년간 생활한 뒤 1989년 고향으로 돌아온 강대식 이장(71) 역시 변화가 크다고 했다. 강 이장은 "흑백TV부터 봤지만 예전 유선방송 시절에는 산에 가린 곳은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위성방송이 들어오고 경제 정보나 민생 소식, 일기예보까지 안정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방송이 섬 생활의 기본 인프라"라며 "TV가 없으면 사는 맛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도심에서는 광케이블과 통신망을 기반으로 IPTV를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섬은 망 구축과 유지에 제약이 크다. 위성방송은 지상 유선망을 거치지 않고 위성에서 직접 신호를 받아 이런 지역에도 동일한 방송을 제공할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전체 TV 가입자 약 268만명 가운데 도서·산간지역 가입자는 약 11만명이다.

◇15㎏ 장비 들고 자전거로…섬을 도는 설치기사
위성방송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유지·보수다. 바닷바람과 염분에 노출되는 안테나와 부품은 육지보다 부식되기 쉽다. 고장이 나더라도 기사가 즉시 찾아가기 어렵다.

이날 위도 곳곳에서는 설치기사들이 각 가정을 돌며 안테나와 수신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부식이 확인된 안테나는 고장이 나기 전에 교체하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를 진행한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 사업을 시작한 2002년부터 유통대리점을 운영하며 유지보수를 진행해 온 박철희 전무는 "도서지역은 고장이 난 뒤 출동하기보다 미리 찾아가 점검하는 비포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부식된 안테나나 부품이 보이면 교체한다"고 말했다.

같은 유통대리점에서 23년간 설치·유지보수 업무를 해온 이순만 부장은 전북 도서지역을 담당하며 한 달에 많게는 일주일 가량을 섬에서 보낸다. 그는 "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이동"이라고 했다.

위도에는 약 900개의 위성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한 가구를 점검하는 데는 평균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위도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큰 섬이어서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차량이 못들어가는 작은 섬에는 자전거나 리어카에 15kg이 넘는 장비를 들고 찾아야 한다.

위도 주민들도 이런 사정을 잘 안다. 간단한 셋톱박스 오류는 전화 안내를 받아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이씨는 "셋톱박스는 오래 써도 고장이 잘 안 나는데 안테나는 해풍 때문에 상하기 쉽다"며 "기사들이 자주 들어올 수 없는 만큼 간단한 문제는 주민들이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 입장에서는 상주 기술인력이 없는 아쉬움도 있다. 강 이장은 "안테나가 흔들리거나 갑자기 화면이 나오지 않을 때 바로 봐줄 사람이 있으면 좋다"며 "교통이 불편해 쉽지는 않겠지만 도서지역 방송 복지 차원에서 지원을 더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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