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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경찰 떠난 유재성 경찰청장 직대…“경찰 수사는 권한 아닌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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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9. 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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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비위·부실수사에 “개인 책임 넘어 지휘·감독·내부 시스템 점검해야”
“헌법·법률 절차 지키고 인권과 정의를 모든 판단의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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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대행인 유재성 경찰청 차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 역사상 최장 기간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유재성 경찰청 차장이 38년간 몸담은 경찰 조직을 떠나며 "경찰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잇따른 경찰 비위와 부실 수사 논란을 두고는 개인의 책임을 넘어 지휘·감독 체계와 내부 시스템까지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유 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불과 한 달 뒤면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며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분명한 원칙과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차장은 "경찰은 다른 수사기관과 달리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없다"며 "그렇기에 경찰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호소에 빠짐없이 응답하고 맡은 사건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매듭지어야 한다"며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당사자에게는 일생이 걸린 문제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사·기소 분리를 앞두고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책임성도 거듭 주문했다. 유 차장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키고 인권과 정의를 모든 판단의 준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선 경찰관들의 비위와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나타냈다.

유 차장은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는 경찰의 존재 이유마저 되묻게 한다"며 "잘못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하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휘·감독 체계가 빈틈없이 작동했는지, 기준과 절차는 완비돼 있었는지, 내부 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했는지 더욱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조직 전반의 쇄신을 주문했다.

현장 경찰관들의 처우와 마음 건강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유 차장은 이임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사망 현장과 해결되지 않은 갈등의 최전선에 경찰이 부닥친다"며 "죽음의 현장에서 유가족들의 울분을 마주하며 초동 조치를 해야 하는 경찰이 참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경찰관들이 받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일반 공무원보다 많은 자살과 사망에 이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묵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력을 유지해 온 현장 경찰관들의 고충과 마음 건강을 국민들이 조금 더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공구호기관 설치 필요성도 제기했다. 유 차장은 "자살 시도와 정신응급, 주취·약물 문제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인계할 시설이 마땅치 않아 경찰이 장시간 보호 업무까지 떠안고 있다"며 "위험에 처한 국민이 제때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경찰은 긴급 현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공구호기관이 하루빨리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국의 지휘관들에게는 공정한 인사를 주문했다. 유 차장은 "내면의 상처를 숨긴 채 버텨내는 동료들의 마음 건강을 세심히 살피고, 특히 승진과 보직 인사를 결정할 때 오직 '공정'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 차장은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후임 지휘부와 동료들에게 무거운 짐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도 "이번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계기로 삼아 국민의 일상을 더욱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제복을 벗지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제복 입은 시민'인 여러분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차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1989년 경찰대 5기로 경찰에 입직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과장과 수사기획과장, 서울 마포경찰서장,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장·형사국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6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뒤 비상계엄 사태 여파 속에서 경찰 역사상 가장 긴 1년 3개월 동안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유 차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연구재단을 통해 경찰행정학 관련 강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후임 경찰청 차장에는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임명돼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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