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매출 비중 20% 돌파
후속 수주·고객사 다변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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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일 글로벌 제약사와 9542만4000달러(약 1311억원) 규모의 AP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수주잔고는 약 6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유한양행이 지난달 기업설명회(NDR)에서 밝힌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 3억3340만달러(약 4700억원)에 이번 계약금액을 더한 규모다. 다만 상반기 이후 납품돼 매출로 전환된 물량이나 공시 기준인 매출액의 2.5%(547억원)를 밑도는 계약 건을 반영하면 실제 수주잔고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한양행의 API 신규 수주 속도는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공시 기준 신규 수주액은 2024년 1077억원(1건)에서 지난해 2581억원(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8개월 만에 3973억원(3건)까지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보다 53.9% 많고 2024년과 비교하면 3.7배에 달한다.
수주 확대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API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 유한화학 매출은 2023년 1690억원에서 2024년 2123억원, 지난해 289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174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유한양행의 해외사업 매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3.3%에서 2025년 18.4%로 상승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20.2%를 기록했다.
잇단 수주의 배경에는 장기간 축적한 생산 경험과 글로벌 제약사 납품으로 입증된 품질 경쟁력이 있다. 유한양행은 유한화학을 중심으로 40년 이상 API 사업을 영위해왔으며,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20년 넘게 거래를 이어왔다. 신약 API는 합성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 관리가 까다로워 한 번 공급업체를 선정하면 지속적으로 계약을 이어가는 특징이 있다. 이에 축적된 생산·공급 경험이 후속 계약과 신규 고객 확보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인도에 집중됐던 글로벌 API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수주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의 탈중국 기조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고 cGMP 등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생산을 이전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 국가 중 신뢰할 수 있는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한국 기업의 수주 기회도 확대되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늘어난 수주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1026억원을 투자해 유한화학 화성공장에 HC동을 신설하고 있다. 올해 3월 착공해 2028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HC동의 생산능력은 29만2000L로 증설이 완료되면 유한화학의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 99만5350L에서 128만7350L로 29.3% 증가한다.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수주가 신규 설비의 초기 가동률을 뒷받침하면서 증설 효과가 빠르게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공개된 주요 계약의 종료 시점이 대부분 HC동 가동 전후에 몰려 있어 현재 물량만으로 중장기 가동률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이번 계약 전 수주잔고의 80% 이상이 길리어드 물량으로 구성된 만큼 고객사 다변화도 과제다. 다만 올해 브릿지바이오파마와의 계약에 이어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 물량까지 추가되면서 수주처 확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대규모 계약 외에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수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파트너사와의 거래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파트너사도 점차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