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신규 투자부터 위축 우려
법적 효력 있는 시행령 등에서 구체화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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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재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은 공장 신설·이전이나 신기술 도입 등의 결정 자체는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다만 신규 공장의 인력운영 계획 등이 구체화돼 근로조건 변화가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에 따른 배치전환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산업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이 대목이다. 반도체 공장은 건물과 생산설비만 갖춘다고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장의 숙련 엔지니어와 연구인력을 투입해 초기 수율을 확보하고 신규 인력에게 생산 노하우를 이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인력운영 계획 수립과 배치전환이 사실상 투자 실행의 한 과정인 셈이다.
이에 따라 공장 신설이라는 투자 결정은 경영권의 영역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를 실행하기 위한 인력 재배치를 별도의 교섭·쟁의 대상으로 폭넓게 인정할 경우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 지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지난 7월 조합원 조사에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며 관련 사안을 2027년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단체들도 정부 지침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치전환과 관련한 기준은 보다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장 신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배치전환이 노동쟁의 대상이 될 경우 사용자의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의 차질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공장을 새로 짓거나 옮기고 신기술을 도입하는 결정은 직원 배치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기준을 넓게 적용하면 투자와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기업 현장의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노사분쟁에서도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역시 "공장 신설이나 신기술 도입과 같은 고도의 경영상 결정에 수반되는 인력 배치 등을 교섭 대상으로 열어둔 것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대응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메가프로젝트의 경우 절차적 불확실성이 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결국 행정지침보다 법적 구속력이 높은 시행령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투자와 증설에 따른 통상적인 배치전환은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법률이나 시행령에 명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는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에 맞춰 설비와 인력을 적시에 투입하는 것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더라도 통상적인 투자 실행까지 노사분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