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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후 주가 반토막 ‘못 믿을 공모가’… 개미 울린 KB·한투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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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9. 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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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관 12개사 모두 공모가 밑돌아
평균수익률도 -45% 넘어 업계 최하위
정정 요구땐 저PER 비교기업 제외하며
희망공모가 유지… IPO '고평가' 반복
전문가 "적정가치 산정 역할 강화 필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주관한 기업공개(IPO) 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밑돈 가운데,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도 각각 -48.6%, -45.0%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IPO 시장 전반의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나머지 주요 증권사 하락률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두 증권사가 주관한 일부 IPO에서 저PER 비교기업을 제외하거나 미래 실적 전망을 낮추고도 할인율을 줄이는 등 기업가치를 높게 산정하려는 모습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특히 공모 당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기업들마저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50%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극심한 손실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의 자율적인 가격결정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공모가 산정 과정과 상장 이후 성과를 지속적으로 검증·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27개 기업 가운데 24곳이 공모가를 밑돌았으며, 평균 수익률은 -30.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올해 KB증권과 한투가 주관한 IPO 12건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KB -48.6%, 한투 -45.0%로 IPO 주관실적 상위 5개사 중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은 -22.6%, 미래에셋증권 -20.2%, NH투자증권 -17.7%였다.

특히 두 증권사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비교기업이나 할인율이 조정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KB가 주관한 레몬헬스케어는 비교기업 재선정 과정에서 유비케어 등 PER 10배 미만의 기업들이 전부 제외됐다. 이에 최종 비교기업의 평균 PER은 25.48배로 산정됐다.

한투가 대표주관한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2028년 추정 순이익을 702억원에서 648억원으로 낮췄지만, 할인율을 42~58%에서 38~54%로 줄이면서 희망공모가 1만9000~2만6000원을 유지했다. 한투 주관 카나프테라퓨틱스와 KB·한투 공동주관 리센스메디컬에서도 추정실적 하향 이후 할인율을 조정해 희망공모가를 유지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공모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레몬헬스케어는 일반청약에서 1511대 1,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18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레몬헬스케어 주가는 4500원으로 공모가(1만원) 대비 55.0% 하락했고, 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1만4320원으로 공모가(2만6000원)보다 44.9%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주관사의 역할과 추정실적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해 온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주관사가 '수수료 극대화를 위한 IPO 흥행'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과 투자자 보호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12월 추정실적을 활용한 코스닥 IPO 기업 105곳 중 상장 첫해 추정실적을 모두 달성한 곳은 6곳(5.7%)에 불과하다며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발행기업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만큼 시장의 자정작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주관사는 기업을 상장시키는 동시에 수수료를 받는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할 유인이 존재한다"며 "주관사의 자정 노력과 시장 평가만으로 투자자 보호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차원의 IPO 사후 관리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권사가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지, 상장 이후 주가가 시장 대비 얼마나 떨어졌는지 등을 분석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중장기 수익률 등 주관사의 과거 성과가 평판에 반영돼 이후 IPO에서 시장의 평가를 받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B증권 관계자는 "레몬헬스케어 비교기업에서 유비케어 등이 제외된 것은 단순히 PER이 낮아서가 아니라 일시적 영업외이익으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해 경상적인 수익력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만으로 당시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주관한 IPO 6건 중 5건이 2~3월에 몰려 있어 이후 시장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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