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이탈·정책금융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 우려
주 4.5일제·임금 6% 인상도 요구…여야·양대 노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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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요구가 부각되면서 이번 총파업이 처우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저지라는 정책적 메시지가 흐려지고 국민적 공감대 확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1차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금융공공기관 등 산하 43개 지부 조합원들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덕수궁 방향까지 도로를 메웠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3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4000명이다.
현장에 모인 조합원들은 '지방 이전 저지',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쟁취'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조합원들은 '총파업'이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와 '2026 금융노조 1차 총파업 승리' 문구가 적힌 종이 모자를 착용했다. 집회에서는 "강압적인 금융기관 지방 이전 중단하라", "금융노동자 총단결로 총파업 승리하자"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금융노조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전문인력 이탈과 정책금융 효율성 저하,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검증과 협의 없는 일방적인 이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논리도 이유도 없이 무조건 가라는 게 어느 나라 논리냐"며 일방적인 지방 이전 추진을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이거나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가 아니다"라며 "해외 금융 선진국도 경제 역량을 금융 중심지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금융기관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여야 정치권과 노동계 인사들도 참석해 금융노조의 요구에 힘을 실었다. 이학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이 자리했으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관련해 "금융 공기업·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주 4.5일제 도입과 청년 채용 확대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디지털 전환으로 높아진 생산성을 노동시간 단축과 신규 채용으로 연결해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2002년 주 5일제가 시행된 이후 24년 동안 단 10분의 영업시간 단축도 없었다"며 "송금 등 거래의 95%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인공지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임금 협상에서도 노사 간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당초 8%였던 임금 인상 요구안을 6%로 낮췄지만 사용자 측은 2.5%를 유지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요구도 함께 제시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처우 개선 요구로만 비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고연봉 업종이라는 인식도 강한 만큼 파업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다"며 "지방 이전 저지라는 핵심 요구보다 단순한 처우 개선을 위한 파업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내부에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파업에 따른 영업 차질 우려도 제기됐으나 실제 현장의 혼선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은 노조 추산 조합원 약 1900~2000명이 참여해 전체의 80~90%에 달했지만 사측은 업무상 별다른 차질은 없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도 전체 직원의 약 3분의 1이 집회에 참여했으나 사측은 비노조 인력을 영업점에 배치해 모든 영업점이 정상 운영됐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노조는 지난달 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05%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향후 사용자 측과 정부의 입장 변화를 지켜본 뒤 2차 총파업 등 추가 투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