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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IPO ‘상장’ 넘어 ‘성장’으로…커지는 증권사 역할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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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9. 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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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한혜성 기자
증권사들은 매년 기업공개(IPO) 주관 순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몇 개 기업을 상장시켰는지, 얼마의 공모금액을 주관했는지가 IPO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적표입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을 발굴했는지, 기업가치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산정했는지, 시장에 데려온 기업이 상장 이후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합니다.

최근 IPO 시장의 모습은 주관사의 경쟁력을 주관건수와 공모금액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줍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27곳 중 24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도 -30%대로 떨어졌습니다. 일부 주관사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저PER 기업을 비교기업군에서 제외하거나 미래 추정실적을 낮추고도 할인율을 축소해 희망공모가를 유지하면서, 기업가치 산정 과정이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이나 투자손실 자체를 주관사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주가는 기업 실적과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투자 결과는 투자자가 감수해야 할 영역입니다. 다만 주가에 대한 책임과 별개로, 주관사의 역할이 상장과 동시에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주관사의 역할이 상장을 넘어 주관한 기업의 자금조달과 성장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전략도 IPO를 중심으로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상장 전 유망기업 발굴·투자부터 IPO, 상장 이후 추가 자금조달과 기업금융까지 연계하는 '생애주기형 IPO'가 대표적입니다. 이 같은 방식이 일부 증권사의 차별화 전략에 그치지 않고 IPO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처럼 주관사에 과거보다 폭넓은 역할이 요구되는 배경에는 증권사의 달라진 위상이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들은 수조원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기업에 직접 투자하며 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증권사가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증권사의 장기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상장 이후 기업이 성장하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자문 등 후속 기업금융 수요로 이어져 증권사에도 추가적인 수익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성장 지원 성과가 주관사의 평판과 후속 수익으로 돌아오고, 다시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증권사는 자본시장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심장이 온몸에 피를 보내듯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 필요한 자금을 연결하는 역할입니다. 좋은 기업을 찾아 자본시장에 연결했다면, 그 기업이 시장에서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장을 성사시키는 실력만큼 상장 이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량도 주관사의 경쟁력이 돼야 할 때입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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