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방소멸 韓日기획] 日인구 최저 돗토리의 생존법 "한국도 고유방식 온천 즐겨"…韓日연계 가능성 언급 日, 2030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목표…지방소멸 대응
clip20260912000415
0
히라이 신지 일본 돗토리현 지사/유리하마=최영재 도쿄 특파원
[日돗토리 = 최영재 도쿄특파원]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일본 돗토리현 지사가 "한국에서도 훌륭한 온천이 있고 한국의 방식으로 온천을 즐기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 등이 함께 온천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2030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온천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히라이 지사는 9월 7일 일본 돗토리현에서 열린 '온천문화 세계서밋'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일본이 온천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온천지역과 문화·관광·지역재생 분야에서 함께 힘을 모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히라이 지사는 "대만이나 한국 등과 일본이 함께 온천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일본 정부가 온천문화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인접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부가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clip20260912000857
0
히라이 신지(平井伸治·오른쪽) 돗토리현 지사와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군마현 지사가 7일 돗토리현에서 열린 '온천문화 세계서밋'에서 온천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두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일본 온천문화의 보존과 세계화 방안 등을 설명했다. /유리하마=최영재 도쿄특파원
일본은 2030년 온천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히라이 지사는 앞으로 4년간 온천문화의 학술적 가치를 국제사회에 입증하고, 지역별 서밋과 세미나 등을 통해 국내외 공감대를 넓혀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등재 추진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쇠퇴하는 지방 온천지역을 되살리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일본에는 약 3000곳의 온천지가 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료칸 후계자와 종사자 부족,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히라이 지사는 또 유네스코 등재를 "일시적인 관광 진흥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관광객의 온천지 방문을 지역경제 순환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료칸과 온천시설뿐 아니라 식품·전통공예·농림수산물·교통 등 지역의 폭넓은 산업을 온천문화와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고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층의 정착과 문화 계승도 과제로 꼽았다. 히라이 지사는 "젊은 세대가 온천문화를 단순히 '계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지도록 스스로 참여해야 할 문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 등 교육기관과 온천지역 간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이 지역에서 일하고 살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lip20260912000934
0
히라이 신지(왼쪽) 돗토리현 지사가 7일 유리하마정에서 만화가 야마자키 마리(가운데)에게 '온천문화 앰배서더'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유리하마=최영재 도쿄특파원
관광객 증가가 오히려 전통 온천문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보호와 활용의 양립'을 제시했다. 히라이 지사는 "온천문화의 핵심은 단순히 온천에 들어가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에서 솟아나는 온천의 혜택에 감사하고 심신을 치유하는 것, 그리고 지역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목욕 예절과 탕치(湯治), 사람 간 교류 등 온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생활과 문화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화는 해외 방문객에 맞춰 온천문화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온천문화의 본질을 지키면서 그 배경과 가치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방문객들이 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돗토리현은 온천만을 단독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기보다 돗토리사구와 다이센, 걷기·자전거 여행, 지역 음식과 일본주, 전통문화 등을 연결해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 곳곳으로 분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서밋은 일본 온천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운동을 넘어 인구감소로 쇠퇴하는 지방을 문화와 관광으로 되살리려는 실험이라는 성격도 갖는다.
특히 히라이 지사가 한국을 온천문화를 함께 형성해 온 국가로 직접 언급하면서 향후 한·일 온천지역 간 문화·관광·지역재생 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