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서울과 중앙아시아, 공연 넘어 협력의 길을 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14010005104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9. 15. 06: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4년간 쌓은 관계, 2년간 공연·기술 교류로
'열차 37호' 이어 '극장은 달린다!'…3개국 순회 2800석 매진
국립극장 2곳과 협약·무대기술 전수…'서울형 문화ODA'로 확장
1.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우즈베키스탄 공연사진(1)
서울문화재단의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우즈베키스탄 공연 모습. 올해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3개국에서 총 5회 공연을 펼쳐 약 2800명의 관객을 만났다. /서울문화재단
서울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문화교류가 공연을 넘어 현지의 창작·제작 역량을 키우는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라는 공통의 기억에서 출발해 4년간 현지 조사를 거쳐 관계를 쌓고, 최근 2년간 공연과 기술교류, 기관 협력으로 사업을 구체화한 결과다. 서울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중앙아시아 문화교류는 한국 문화예술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예술인과 기관의 역량을 함께 키우는 '서울형 문화ODA(공적개발원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출발은 공연장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서울문화재단의 중앙아시아 교류는 4년 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지를 찾은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당시 서울시 문화수석)는 9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온 고려극장과 고려인 사회를 만났다. 강제이주와 정착의 시간을 지나면서도 자신들의 문화적 기억을 지켜온 고려인들의 삶이었다.

3.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키르기스스탄 공연사진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키르기스스탄 공연 모습.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은 이를 계기로 고려인의 이주와 정착 역사뿐 아니라 현지 문화예술기관과 예술가, 문화예술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사했다. 국가 간 교류에 앞서 도시와 기관, 예술가와 예술가가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4년간의 준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실행으로 이어졌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음악극 '열차 37호'는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초연한 뒤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무대를 옮겼다.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삶과 생존의 역사를 다룬 작품은 현지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고려인의 역사와 맞닿은 이야기가 공연을 통해 현지 관객에게 전달되면서 과거의 역사적 인연이 오늘의 문화적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붙임3-3._서울문화재단-카자흐스탄_국립드라마극장_업무협약_체결_현장사진
서울문화재단과 카자흐스탄 국립드라마극장의 업무협약 체결 모습. /서울문화재단
올해는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를 통해 키르기스스탄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서울에서 시작해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을 도는 3개국 순회공연을 진행해 총 5회 공연에서 약 2800명의 관객을 만났다. 지난해가 작품을 해외에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공연과 함께 기관과 인력 간 교류를 강화했다. 현지 무대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기술교류를 진행하고 중앙아시아 국립극장 2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공연 이후에도 남는 협력의 기반이다. 서울문화재단은 현지에 경험과 기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남기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공연 제작과 무대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현지 문화예술 인력과 공유하고, 교육과 인력 양성, 현지 활용, 공동제작으로 이어지는 협력 방식을 시도했다. 이는 국제 문화교류의 방식이 작품을 보여주는 데서 함께 만드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예술을 단순한 콘텐츠 수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현지 문화예술 생태계의 역량을 높이는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서울형 문화ODA'도 이 같은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붙임3-1._'극장은_달린다'_중앙아시아_순회공연_기술교류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중앙아시아 순회공연 기술교류 모습.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은 2027년부터 예술가·기획자·고려인 네트워크를 체계화하고 공동기획과 공동창작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28년에는 공동 레지던시와 포럼, 청년 예술가·기획자 교류, 공동제작 작품의 순회와 국제 유통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지난 2년간 쌓은 경험을 공동창작과 공동제작으로 발전시켜 지속 가능한 국제문화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독립운동가들이 민족의 미래를 꿈꾸며 오갔던 역사의 길이 오늘날 사람과 예술이 오가는 새로운 문화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 역사적 인연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과 중앙아시아의 예술가와 기술인력, 고려인 동포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나고 함께 만들며 성장하는 관계로 이어가는 것이 이 사업의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2.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우즈베키스탄 공연사진(2)
서울문화재단의 음악극 '극장은 달린다!' 우즈베키스탄 공연 모습. /서울문화재단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