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바닥...미, 유럽 구매분 인도 지연
EU "미국, 우크라 항복 압박"...WP "크렘린, 승리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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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용 스타링크 접속 속도 제한을 직접 지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논의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정부의 제한 지시를 부인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드론 작전 차질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부족을 호소했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에너지시설 공습을 확대해 12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트럼프는 대러 제재를 완화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푸틴을 지원하면 우크라이나가 버티지 못한다고 경고했으며 오슬로 종전 협상에서는 미국의 조기경보 재개와 협상 진전이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군사용 위성통신망 스타실드(Starshield)의 속도 제한을 직접 지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과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에너지시설 공습을 확대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러 제재를 완화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종전을 압박했지만,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유럽 간 협상에서는 미국의 러시아 미사일 조기경보 재개와 종전 논의의 진전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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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머스크 CEO가 우크라이나군 장비의 위성통신 접속 유지 속도에 상한을 설정하도록 지시했으며 제한 조치는 지난 14일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일부 공격용 드론과 요격용 드론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다.
스타실드는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의 군사용 버전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이용해 전선 너머 러시아 진지를 공격하고 러시아 드론을 요격해 왔다.
스타링크 제한 조치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한 직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무엇이든 해도 좋지만, 정유시설은 공격하지 마라. 그것은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머스크 CEO는 이 발언을 담은 백악관 영상에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젤렌스키가 너무 나갔다(Zelensky has gone too far)"고 주장했다. 나흘 뒤인 14일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 요원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위성통신 접속 제한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감속 조치가 공개된 직후 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WSJ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이 제한 결정 이전에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머스크 CEO가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조치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사안에 정통한 다른 인사는 머스크 CEO가 제한 조치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복수의 행정부 고위 관리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한 조치를 공개 비판하자 백악관 내부에서는 지시 주체를 확인하기 위한 비공식 조사가 진행됐다. 스페이스X 측은 백악관에 연락해 회사와 행정부가 사전에 조율했는지에 관해 공통된 이해와 설명을 마련하려 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기자들에게 누가 감속 조치를 결정했는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알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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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전쟁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우크라이나군의 타격·요격 드론이 시속 160㎞에서 위성통신 접속 제한을 받고 있으며 현재 접속을 유지할 수 있는 속도는 시속 13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제한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작전과 방공 활동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드론 자체의 최고 비행 속도가 제한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정 속도로 비행할 때 위성통신 연결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다.
데니스 시에니크 주미국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는 20일 미국 국방부와 스페이스X를 상대로 진행한 고위급 접촉에 대한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접속 복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위스콘신주 오클레어의 방산업체 공장에서 "우리는 어떤 것도 제한하지 않았다"며 "어떤 지시나 그와 유사한 조처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 서비스에는 준수해야 할 약관이 있으며 회사가 관련 결정을 내릴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제한 조치가 약관 위반 때문에 이뤄졌다고 확인하지는 않았다.
머스크 CEO는 앞서 엑스에 속도나 사용에 대한 제한은 미군이 결정하며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제한을 지시했고, 스페이스X가 기술적으로 시행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앞서 제한 지시가 백악관에서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한 조치의 결정 주체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 여부를 둘러싼 설명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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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미국산 패트리엇(Patriot) 방공체계의 요격미사일 인도 지연도 문제 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미국 여야 의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우리에 대한 지원을 늦추려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졌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거의 바닥났으며, 유럽 국가들이 이미 구매한 물량도 국방부가 인도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 인도 방문 중 유럽 국가들이 구매한 요격미사일 일부가 아직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해를 끼치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적 지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에 따라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요격미사일 비축량도 유지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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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20일 우크라이나 동부와 중부에 집중했던 에너지시설 공격을 서부로 확대했다.
아르템 네크라소우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차관은 러시아가 중부 키로보흐라드와 서부 지토미르·리비우·리우네·테르노필·흐멜니츠키, 남부 오데사의 에너지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은 우리 에너지 기반시설을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송전사 우크레네르고는 공격 이후 12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 DTEK는 오데사 지역의 에너지시설 3곳이 공격받아 3만2700가구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의 에너지시설도 드론으로 공격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4개 구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이날 최소 9명이 숨졌다. 키이우주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8명을 포함해 27명이 다쳤다. 키이우~오데사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공격으로 3명이 숨졌다. 중부 드니프로 외곽 창고 공격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 러, 우크라 12개 지역 전력망 공격…정전 확대에도 트럼프는 대러 제재 완화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시설 공격 중단을 발표한 이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석유·가스시설을 76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달 러시아 공격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러시아는 솔직히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괜찮게 해왔다"며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달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관련 제재를 완화했다. 16일에는 미국 의회가 마련한 추가 대러 제재 상당 부분의 시행도 유예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시설 공격을 중단한다면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상호 에너지 휴전안을 거부했다고 WSJ가 18일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사흘간 중단했으나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자 공격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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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오슬로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프랑스·독일·영국·폴란드와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표들도 참여했다. 독감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한 미국 관리는 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유럽·우크라이나 실무진 사이에 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협상은 두 갈래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보장과 유럽 통합, 전후 경제 재건·투자 계획이다. 두 번째는 러시아와의 지속 가능한 평화, 새로운 유럽 안보체제, 전후 대러 경제협력 가능성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집단방위 조항인 제5조와 유사한 안보보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스투브 대통령은 협상에서 진정한 진전을 이뤘으며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돌파구는 발표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루비오 장관과 통화했으며 이후 미국의 러시아 탄도미사일 발사 조기경보 정보 제공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가 다시 작동해 감사하다"며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조기경보는 어린이와 성인을 포함한 민간인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급과 스타링크 문제도 논의했다. 그러나 스타실드 접속 제한이 해제됐는지, 지연된 미사일이 언제 인도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위트코프 특사는 2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오슬로 협상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쿠슈너도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은 이 협상이 트럼프·푸틴·젤렌스키 대통령 간 3자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면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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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하는 상황에서 침묵보다 공개 반박이 덜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NYT가 분석했다. 그는 1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푸틴을 지지한다면 믿을 수 없는 일이자 비극"이라며 "두 나라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승리하지 못하고 버틸 수도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오늘날의 진정한 악(real evil of today)"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트럼프가 어떻게 그와 친구가 될 수 있느냐"며 "그것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앞서 WSJ는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에서 폴란드로 이동하는 야간열차 안에서 미국의 사전 경보 없이 러시아 미사일이 이틀 연속 키이우를 타격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국민에게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러시아의 침공이나 국제 연료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 협상단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강요하려 했다며 미국의 중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유럽 국가와 유럽연합(EU) 기구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배정한 금액은 2370억유로(353조4026억원)로 미국의 1150억유로(171조1443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유럽이 미국의 지원 감소를 보완하고 있지만, 위성정보와 일부 핵심 무기체계에서는 미국에 대한 의존이 남아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크렘린궁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러 정책 변화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자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재개를 두고 "최후의 고통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는 엑스에 승리를 확신하는 체스 용어인 '체크메이트(Checkmate·외통수)'라고 적었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에너지 가격과 낮은 지지율에 대한 우려를 활용했다고 러시아 인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평균 경유 가격은 16일 갤런(3.785ℓ)당 6.33달러(8398원)로 전주보다 5센트가량 올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럽 담당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프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압박감을 느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강대국 간 거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종전 합의를 강요하려 한다고 WP에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 전문가 앤드루 와이스는 현재의 갈등이 단순히 경유 가격이나 정유시설 공격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정치적 해결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중요한 시점으로 지목했다.
와이스는 러시아가 트럼프 행정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동부 돈바스 지역 포기를 압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제한 등 추가 요구를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