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입 사업장 푸른씨앗 자동가입…영세기업 부담금 지원
전문가 운용하는 기금형 도입…중도인출·해지는 현행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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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노사정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활성화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았다.
◆2028년부터 단계적 의무화…영세기업 도입 지원
퇴직급여 사외적립은 2028년 1월 1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29년 1월 10~99인, 2030년 1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3단계로 의무화한다. 연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하는 일정이다. 사외적립 의무는 사업장별 시행 시점 이후 발생하는 계속근로기간부터 적용한다. 이전 근속분의 퇴직급여 지급 의무는 유지하되, 이를 소급해 외부에 적립하도록 하지는 않는다.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노동자 가입률은 최근 53%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특히 30인 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23.2%에 그쳐 영세기업 노동자일수록 체불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전체 체불액 가운데 퇴직금은 8229억원으로 41.1%를 차지했다.
의무화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장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자동가입을 추진한다. 가입 사실과 부담금 납입을 안내하되, 노사가 다른 퇴직연금을 선택하면 일정 기간 안에 탈퇴해 옮길 수 있도록 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의무화 시점이 됐는데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장이 생기면 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에서 부담금 납입명세서를 보내게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과태료 등 제재 조치가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세기업의 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도 마련한다. 30인 미만 중소기업이 의무화 전에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을 받는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부담금의 10%를 지원한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에는 신규 도입 후 1개월이 지나 경영자금을 빌릴 때 대출금리의 2%포인트를 지원한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두 사업에 각각 60억원과 62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가입만 하고 적립하지 않는 문제도 관리한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부족한 사업장 대상 정기감독을 확대하고, 확정기여형(DC)은 사용자에게 임금정보 제공 의무를 부여해 부담금 미납 현황을 파악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전문가가 모아 굴리는 기금형…운용 선택권 확대
적립금 운용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기금형 퇴직연금도 확대한다. 계약형 DC·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가입자가 투자상품을 직접 고르는 것과 달리, 기금형은 수탁법인을 선택하면 해당 법인이 여러 가입자의 적립금을 모아 운용한다. 운용에 따른 수익과 손실은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기금형은 설립 주체에 따라 금융기관 개방형·연합형·공공기관 개방형으로 나뉜다. 적용 대상은 DC·IRP이며, 미리 정해진 급여를 지급하는 DB는 제외한다. 기존 계약형과 기금형을 한 사업장에 함께 두거나 여러 기금을 설정할 수 있다. 푸른씨앗 가입 대상은 내년 1월 100인 이하, 2028년 1월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수탁법인에는 가입자 이익을 우선할 의무와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여한다. 운용·이해상충 관리·설명의무 위반 등 주요 영역에서는 수탁법인이 의무 위반과 손실 사이 인과관계가 없거나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해야 면책받도록 한다. 적립금의 0.25% 수준을 운영위험준비금으로 쌓도록 하는 보호장치도 마련한다.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방식과 범위는 이견이 있어 국회에서 추가 논의한다.
◆IRP 투자한도 완화…일시금 대신 연금수령 유도
기존 계약형의 운용 규제도 손본다. 현재 70%인 IRP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되, 구체적인 상향 폭은 시장 상황과 가입자 수요를 고려해 정한다. DC·IRP 투자대상에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을 추가한다. 디폴트옵션 적용 통보 시점은 상품 만기 4주 후에서 만기 2주 전으로 앞당겨 자금이 낮은 금리로 대기하는 기간을 줄인다.
적립금이 실제 노후소득으로 이어지도록 연금수령 유인도 높인다. 일시금 수령 의사를 별도로 밝히지 않으면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도입을 검토하고, 연금과 일시금의 기대수익·수령액 비교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도록 한다. 주거·의료비 등 목돈 수요에 대응할 담보대출 상품 출시도 지원한다. 다만 가입자가 원하면 일시금을 선택할 수 있고, 중도인출·중도해지도 현행대로 유지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며 "개정 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