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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고속열차 추돌로 최소 68명 사망…한국인 2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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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10.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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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오류에도 중앙 관제탑 운행 재개 지시
일년 새 사고 2건…유지보수·투자 논의 대두
SPAIN-TRAIN-ACCIDENT-TRANSPORT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남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톨레도주 우르다와 로스 예베네스 사이에서 발생한 렌페 AVE 열차와 이루요 열차 간 충돌 사고 현장에서 기중기 차량이 동원되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이날 사고로 68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AFP 연합
스페인 중부 톨레도주에서 고속열차 간 추돌 사고로 최소 68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AFP, AP, 로이터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스티야라만차 자치정부는 부상자 5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15명은 위중하다고 밝혔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10명이 사고 열차에 탑승 중이었으며 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구급 헬기와 군대가 투입돼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마드리드와 안달루시아를 잇는 해당 고속철도 노선의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스페인 철도 인프라 관리공사(Adif)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드리드에서 세비야 방향으로 운행하던 국영 철도기업 렌페의 고속열차가 선로에 정지해 있던 민간 운영 이리오의 고속열차 후미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이루요 열차 후미 2량과 렌페 열차 전면부가 탈선했다.

사고 당시 렌페 열차에는 397명, 이리오 열차에는 147명의 승객이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에 따르며 이날 오전 8시 30분 컴퓨터 시스템 오류로 63㎞ 구간의 보안 시스템 작동이 멈추며 해당 구간의 모든 열차가 멈췄다. 그러나 중앙 관제탑은 렌페 열차에 아무런 속도 제한 없이 운행 재개를 지시했고 8시 53분 앞서 정차해 있던 이리오 열차와 결국 충돌했다.

푸엔테 장관은 중앙 관제탑에서 내린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이 이번 참사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열차 기관사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충돌 속도와 경위는 정밀 조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현장을 찾아 안전 점검 및 원인 규명을 약속하고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도 현장을 찾았다. 스페인 왕실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과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부상자와 피해를 본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지난 수십 년간 시속 250㎞ 이상의 고속철도망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세계적인 철도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30여 년에 걸쳐 구축된 고속철도 선로는 약 3900㎞에 달하며, 이는 국제 철도연맹 집계 기준 4만5000㎞를 보유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고 AP는 전했다.

국영 철도사인 렌페의 독점을 깨고 민간 기업에 철도망을 개방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이탈리아 자본 기반의 이리오는 2022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철도 시장 개방에 따른 운행량 급증이 철도 인프라에 구조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안 로드리게스 스페인 철도노조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 TVE와의 인터뷰에서 "고속 여객철도 민간 개방 이후 그에 걸맞은 선로 유지 보수가 충분히 뒷받침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급증한 선로 이용량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월에도 고속열차 탈선·충돌 사고로 46명이 사망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민영화 및 시설 유지보수 투자에 관한 논의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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