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육부 예산 3분의 1 연금에 사용…부채 3조6000억유로
연금 지출, 국방·교육 투자 압박…프랑스 5일·독일 14일 시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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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교육·생활비·징병제 반대 시위가 30여개 도시에서 열려 일부 지역에서 폭력·약탈 사태가 발생했다.
▲ WSJ는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증가가 유럽의 교육·국방 투자 여력을 잠식한다고 분석했다.
▲ 프랑스 교육부 예산 약 3분의 1이 퇴직 공무원 연금 지급에 사용된다.
▲ 프랑스 학생단체는 5일 총파업 참여를 촉구했고 독일 청년단체는 14일 전국 시위를 계획했다.
독일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교육·생활비·징병제에 반대하는 청년 시위가 30여개 도시에서 열려 일부 지역에서 폭력·약탈 사태로 번졌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날 32만명이 시위에 참가했고 경찰은 779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증가가 유럽의 교육·국방 투자 여력을 압박하며 근로자와 은퇴 세대 사이의 연금 약속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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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단체 '젠지레겔트(Gen Z regelt·Z세대가 해결한다)'는 교육 환경 개선과 생활비 부담 완화, 징병제 재도입 반대를 요구하며 전국적인 시위를 조직했다. 독일 정부는 2008년 이후 출생 남성을 대상으로 2027년 7월 전국 시행을 앞두고 군 신체검사를 늘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주최 측은 전국 참가자를 약 10만명으로 주장했으나 당초 예상한 18만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베를린·프랑크푸르트·뮌헨 당국은 세 도시에서 약 1만8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낮에 대체로 평화로웠던 시위는 밤에 일부 도시에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상점 17곳이 파손되고 5곳이 약탈당했다. 총기 판매점에서 도난당한 무기 2종은 경찰이 회수했다. 경찰관 최대 1300명이 투입됐으며 이 중 100명 이상이 다쳤다. 13~29세 54명이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베를린에서는 경찰관 27명이 부상하고, 최대 56명이 체포됐다. 함부르크에서도 120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공영방송 NDR이 보도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극좌 단체와 이주민 배경의 난동꾼들이 평화 시위를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다만 가담 단체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만 포제크 헤센주 내무장관은 폭력 가담자를 1000~1500명으로 추정하면서 다수가 이주민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자 대부분이 독일 국적자라고도 밝혔다. 젠지레겔트 측은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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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31일 시위에 경찰·헌병 약 7만명이 배치됐다.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대규모 경찰 배치로 10월 17일 수준의 폭동과 약탈 재발은 대체로 막았다고 FT가 전했다. 프랑스 정부가 집계한 시위 참가자는 10월 17일 55만명, 24일 41만명, 31일 32만명으로 줄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시위는 지난 9월 교사 부족과 과밀 학급, 낡은 학교 시설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에서 시작됐다. 이후 생활비 부담과 공공지출 삭감에 대한 반발로 확대됐다.
WSJ는 프랑스 시위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복지국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지목했다. 청년들이 교육·생활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는 기존 연금 지급 약속을 유지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독일 시위의 직접적인 요구는 교육·생활비·징병제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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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유럽인들이 수십 년간 급여의 약 절반을 국가에 부담하는 대신 60대에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와 재정난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cradle-to-grave)'의 복지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은 현직 근로자의 보험료를 은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부과방식(pay-as-you-go)에 의존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35조달러(4만6753조원)가 넘는 민간 퇴직연금 자산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돼 있다. 유럽 세 나라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74~82%이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금 보험료는 각각 총임금의 27%와 33%를 넘는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80대에 진입하면서 은퇴자의 연금을 부담할 근로자가 부족해졌다. 이에 따른 연금 지출 증가는 국가부채와 차입 비용을 늘리고 교육·국방·인프라 투자를 제약한다고 WSJ가 분석했다. 현직 근로자가 윗세대의 은퇴를 보장하는 암묵적인 세대 간 계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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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공부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2조2000억유로(3279조6500억원)에서 올해 3조6000억유로(5366조7000억원)로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117%를 넘는 규모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 예산의 약 3분의 1과 내무부 지출의 30%가 퇴직 공무원 연금 지급에 사용된다.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차입 금리는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이며 정부는 금융시장과 유럽연합(EU)의 지출 삭감 압박을 받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현재 62~64세인 법정 은퇴 연령을 높이는 일이 수학적으로 불가피하다며 "인구학은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 유일한 과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20년 뒤 경제활동인구를 늘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 의회 표결 없이 법정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개혁을 추진했다. 이 조치는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촉발했고 개혁 시행은 이후 보류됐다. 야코브 키르케고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연금 제도의 확대되는 적자를 해결하지 않고는 프랑스가 필요한 재정 건전화를 이룰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금에 대한 불안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실직자 마리 카롱(61)은 연금 수급 전까지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일곱 차례 면접에서도 취업하지 못했다. 그는 "나는 제도에 엄청난 금액을 냈고 괜찮은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도 "거리로 나앉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리의 심리학과 학생 리아나 시드아메드(19)는 "내가 은퇴할 때 연금이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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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부과방식이지만 연금 수준이 프랑스보다 낮고 월 지급액에 상한이 있다. 은퇴 연령은 67세이며 연방정부는 연금 부족분 보전에 매년 1100억유로(163조9825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연방 예산의 5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독일은 보험료 납부자 대비 연금 수급자가 늘면 급여 증가 속도를 늦추는 자동 조정 제도를 운영한다.
영국은 정액 국가연금과 직장연금 자동 가입을 결합했다. 덴마크·네덜란드·스웨덴은 기본 국가연금과 준의무적 직장 적립연금을 병행하며 연금 자산은 GDP의 100~200%에 이른다. 덴마크는 은퇴 연령을 기대수명에 연동해 젊은 세대의 경우 2070년 무렵 74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는 2011년 은퇴 연령을 67세로 높였고, 그리스는 재정 위기 당시 연금을 최대 40% 삭감했다. 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은 보류된 상태다.
부과방식에서 적립형으로 전환하면 한 세대가 기존 은퇴자와 자신의 노후를 동시에 부담해야 할 수 있다. 부르크하르트 헤어 등 경제학자 3명의 2023년 연구는 노동 관련 세금으로 연금 재원을 추가 조달할 수 있는 '연금 공간(pension space)'이 프랑스·이탈리아에서 10% 미만이며 2030년에는 0%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과 영국은 40%를 넘었다. WSJ는 이 단계에서 근로자 증세가 고용을 줄이고 세입을 오히려 축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프랑스 학생단체, 5일 총파업 참여 촉구…독일 청년단체, 14일 재시위
독일 금속노조 IG메탈은 370만명이 관련된 임금 협상에서 12개월간 5% 인상을 요구하며 1일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학생단체들은 11월 5일 예정된 전국 부문 간 총파업 참여를 촉구했다. 독일 젠지레겔트는 14일 전국 시위를 계획하고, 20일 유럽 전역 시위에도 참여할 방침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각각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