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태양광 세액공제 확대 기대
민주당 견제로 이란 전쟁 대응 변화땐
정유업계 유제유가 하락 영향 변수로
반도체 공급망 강화 등 기조 그대로
데이터센터 전력비 부담에 규제 촉각
현지 생산 현대차 점유율 확대 기회
조선업 재건 초당적 과제… 협력 지속
![]() |
전기차 확대 분위기에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구축한 '자동차'에는 호재로 인식된다.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마스가·MASGA)는 여야가 공감하는 의제라 조선업도 선거 결과와 무관한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민주당 압승, 이른바 '블루 웨이브'에 따른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크게 흔들리며 5.28% 급락한 5383.8로 장을 마쳤다. 관세와 투자 요구로 압박하는 미국의 통상정책 자체는 큰 틀에서 기존의 방식을 이어갈 거란 관측이 많다. 동맹에 더 큰 기여를 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에는 여야 공감대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각종 인허가와 텍사스·조지아 등의 주정부 교체에 따른 환경 변화가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새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美 재생에너지 바람 부나… 태양광 뜬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태양광이다. 민주당이 친환경 에너지 지원과 세액공제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태양광 사업에 투자해 온 한화솔루션과 OCI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전력기기 분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민주당이 전기요금 안정과 데이터센터의 전력비용 부담을 강조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LS ELECTRIC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의 신규 발주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송배전 인프라 확충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맞춰 현지 수주를 늘려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도 지난 9월 미국 주요 기술기업 두 곳으로부터 약 2억8700만달러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수주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늦춰질 경우 일부 설비의 발주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전력망 현대화 투자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별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미국에서는 노후 송전망 교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설비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송배전 설비 수요까지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결국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영향은 미국 내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 정책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유업계에는 단기적으론 악재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견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전쟁 대응에 변화가 생길 경우 국제유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원유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재고평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론 전쟁이 진정되고 국제유가 수급이 원활해지면 정제마진 안정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환경 규제와 에너지 정책 변화로 원료 가격과 현지 사업환경이 달라질 수 있지만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에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구조재편이 더욱 중요한 변수다.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 제련소 투자는 이미 미국 정부의 지원이 확정된 사업이라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추가 지원이나 인허가 과정에 정책 변화가 영향을 줄 여지는 있지만,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 축소는 민주·공화 양당이 공유하는 목표다.
◇흔들리는 반도체, 우려 있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
반도체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많아질 거란 전망에 우려가 커졌다. 데이터센터가 몰린 텍사스·조지아·오하이오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면서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어지면 결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서버용 D램 주문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논리다.
다만 실제로는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 선거 결과에 따른 사업 영향은 크지 않을 걸로 업계는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운용업계 시각을 전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도 크게 바뀌지 않을 거란 게 삼성과 SK 등 반도체업계 시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적극적인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왔지만, 민주당 역시 미국 내 제조업 육성과 공급망 확보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무역정책과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관세 정책에 대한 의회 견제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 확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대통령에게 관세 관련 권한과 법안 거부권이 남아 있는 만큼 실질적인 비용 부담 완화 여부는 후속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은 전력 소비와 전기요금 상승을 둘러싼 규제 논의가 변수다. 민주당이 이를 이유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강화할 경우 LG전자 등의 사업 확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규제 도입 여부와 적용 범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베팅 실패한 머스크, 美 현지 전기차 생산 채비 마친 현대차
이번 민주당 압승에 따른 전기차 드라이브 가능성은 일찌감치 현지에 전기차 설비를 구축한 현대차그룹에 기회 요인으로 읽힌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공화당에 베팅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개인의 정치적 부담을 넘어 테슬라의 기업가치와 브랜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테슬라의 브랜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과 전기차·하이브리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도 한숨 돌렸다. 공화당 일각에서 제기해 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기 폐지 위협이 힘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수조원대 생산세액공제를 유지하며 설비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선거 상관없이 조선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 계속될 것
조선업계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여야가 공감하는 만큼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미 해군 중형상륙함 1척을 처음 수주하면서 후속 발주에 대한 기대도 커진 상태다. 새 의회의 국방 예산에 따라 함정 발주 시점은 달라질 수 있지만, 한미 조선 협력의 큰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는 미국 양당 모두 공감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중간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조선업 육성 정책과 지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 정책을 면밀히 살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포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의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철강에 부과한 50% 고관세 향방에 쏠린다. 일부 완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미국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 기조가 유지되는 한 한국산 철강의 수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58억 달러를 들여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철강 관세 정책에 따라 대미 수출 여건뿐 아니라 현지 투자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