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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인권, 생명,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는 사순시기를 보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영혼구령에만 힘을 쏟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연민을 갖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고 함께 힘을 더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절제하고 인내하며 내 안의 욕망을 비워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신부는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성당(주임신부 최부식 사도요한) 초청으로 열린 사순특강에서 “신앙인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세상의 잘못을 보고 피해가서는 안된다”면서 “정의와 진리로 무장된 신앙의 뿌리가 단단히 박혀있어야 하느님 나라를 만들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참삶은 ‘공감’과 ‘연대’의 삶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상 가장 낮은 곳, 가난하고 차별받는 이들을 사랑하라
“예수님이야말로 길에서 사신 분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 병자들, 사람 취급 못 받는 이방인 사마리아 사람들 모두 길에서 만나셨잖아요.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돈이 많았습니까. 아니잖아요. 그냥 함께 해준 것이죠. 가난한 사람들 만나서 얘길 나누고 위로해주고, 사람 대접 못받는 사람들을 형제라고 불러주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차별하지 말라고 이르셨잖아요.”
문 신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일은 세상을 고통스럽고 무겁게 살라는 가르침이 아니다”면서 “광야에서 악마가 예수님을 유혹했던 탐욕과 소유욕, 권력욕과 지배욕, 물욕과 이기주의를 내려놓으라는 것이고, 이것이 말처럼 결심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십자가’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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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신부는 “지난 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사제들의 단식기도 때 서울대교구 관리국이 ‘영업방해’라며 가톨릭회관 앞 주차장에 설치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며 “'우리 성당은 우리가 지킵니다. 나가주십시오. 신자들이 기다리는 본당으로 돌아가십시오. 미사를 하려면 로만칼라를 벗고 하십시오.'라고 외치는 명동성당 사목회 임원들을 보며 참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제단이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명동성당에 전했지만 지금까지 묵묵부답,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고 희망이 되기보다 권력과 자본에 더 가까워지고 있고, 교회 스스로 권력의 우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신부는 지난 해 8월 10일부터 올해 3월 9일까지 211일 동안 명동성당에서 홀로 침묵기도와 하느님의 말씀을 목판에 새기는 서각묵상기도를 했다. 교회에 대한 아픔과 괴로움이 가시질 않아 번뇌와 묵상을 거듭하다 내린 결단이었다.
현재 그는 4월 20일까지 5주간의 사순기간 동안 매주 평일 오후 2시 성모동산에서 십자가의 길과 성서 묵상, 성서 나눔을 함께 하고 있다.
문 신부는 “은퇴한 사제로서 언제일지 모를 마지막 길을 명동성당의 추운 자리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저에게는 축복이자 영광”이라며 “가난한 이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희망이 아직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인간의 탐욕이 생명과 평화의 자연을 무참히 짓밟아..
문 신부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질식되어 생명의 강, 평화로운 자연이 죽어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원전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핵문제 정말 예삿일이 아닙니다. 부안 핵 폐기장 건설 반대 투쟁 때를 돌이켜보면 당시 정부도 원자력이 친환경 깨끗한 에너지라고 홍보했어요. 핵에서 나오는 게 깨끗한 겁니까. 저는 정말 불안합니다. 담배를 피워보면 아는데, 그 담배 연기가 어디로 갈지 모르잖아요. 핵 전문가들도 원전은 열려선 안되는 판도라상자라고 합니다. 미국이 원전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러시아인데 인구밀도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제일 많다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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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신부님들은 신자들에게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조차 공공연히 말한다니 개탄스럽다.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 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 평화를 말씀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2세도 빨갱이인지 묻고 싶다”면서 “자연과 공존하지 않으면 인간마저 위기에 처할 거라고 절박함을 호소하는데 거기에 색깔론이 어떻게 자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문 신부는 “사람이 뭐든지 지배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성 골롬바가 ‘하느님을 보려면 이 창조물을 보라’ 했듯 하느님의 창조물인 자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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