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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주의자 남경필, 한미FTA-총선 맞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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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진 기자

승인 : 2011. 11. 02. 07:10

한미FTA, 한나라 강행처리 수순 속 총선 불출마 선택하나
야당 의원들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점거로 회의 개회가 어렵게 되자 남경필 위원장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이병화 기자


[아시아투데이=진경진 기자]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남 위원장은 최근 국회 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계속되고 있는 여야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연일 “강행처리는 없다”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때로는 큰 목소리로 협상을 압박하기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19대 총선에 불출마할테니 협상을 통해 처리하자”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야는 국내 농어업·축산업 피해 보전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 통상절차법 문제에 대한 합의를 끝낸 상태다.

남 위원장은 당내 비판세력으로부터 ‘오렌지족’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형근 전 의원이 “남 의원은 부모 잘 만나 호의호식하고 오렌지족으로 컸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며 한나라당 개혁의 아이콘으로 인식됐던 남 위원장에게 ‘한나라당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 민주당 2중대 같은 소리만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이 같은 오명이 덧칠된 것이다.

실제 남 위원장은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찬성하고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등 당론과 대립되는 진보적이고 전향적인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18대 국회 초반 외통위원장을 뽑는 당내 경선에서 박 진 의원에게 패한 것도 ‘당에 대한 자기희생이 약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는 당내 여론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남 위원장은 외통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화를 통한 여야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달 31일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간 한·미 FTA 합의도 이 같은 그의 노력의 결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원내대표 간 합의를 파기하고 외통위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남 위원장의 협상여력은 저하됐다. 


남 위원장은 1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비준안의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 “전원위원회 개최를 위해서는 외통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와 직권상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일단 토론을 하자는 정신이니까...”라고 말했다.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끝까지 몸으로 막는다면 정치 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물리력이 충돌하는 가운데 진행할 생각은 없지만, 끝까지 해도 안 되고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처리하게 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한·미 FTA 강행처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남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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